학교 마당 가 살구꽃들도 벙긋댄다. 만개할 것이다, 곧. 설렌다.


뜨겁게 일하고 돌아왔다!

일이 되니 기뻤고,

같이 해서 즐거웠다.

‘아침뜨樂’, 樂 아니더뇨.


작은 굴삭기 작업 이틀째.

지난 10월 나흘, 지난 3월 사흘을 큰 굴삭기가 바탕작업들을 했고

(큰 굴삭기가 해야 할 남은 작업들이 아직 있긴 하나),

이번에는 작은 굴삭기가 들어와 일했다.

어제는 측백나무를 캐왔고, 그 가운데 50그루를,

오늘은 들머리 면을 빼고 나머지 전체를 돌려가며 심었다.

라비린트 아래쪽으로도, 가운데 허파 격인 중앙 연못 아래 둘레도.

이웃 마을에서 벗들이 건너와 다섯이 작업을 했다.

오후 는개는 이슬비가 되고 보슬비가 되다 가랑비가 되었다.

“이 정도의 비는 작업을 하는 걸로!”

“반장 잘못 만난 덕에...”

어둑하도록.

비옷을 입기도 했지만 다들 젖어 옷방을 요긴하게 썼다.

언제든 맨몸으로 와서도 여기서 한동안 지내기에 모자랄 것 없는 옷들이 거기 있다.

밤이 되자 굵어진 빗방울.

빗소리 들으며 축배처럼 곡주들을 마시다.


키가 2m가 넘는 측백나무 200여 그루를 이웃마을 밭에서 패오고,

이틀 동안 그 가운데 152그루를 가장자리에 심었다,

거제도에서 온 200여 뿌리에 가까울 차나무와

전주에서 온 각 120그루의 회양목과 철쭉도 심고.

자리를 잡을 때까지 날마다 오르내려야 할 것이다.

물길도 잘 잡아주어얄 테지.

나머지는 맨 아래 밭에 가식을 했다.

‘아침뜨樂’을 정리해나가며 쓰기로.

이웃에 나눠주기도 하고,

일손을 보탰던 이에게 나누기도.


수 년 지나 한 학부모의 소식.

책과 찻집이 담긴 사진과 함께.

아이들 커서 대학도 졸업했을.

물꼬에서 소식지를 내던, 그리고 여러 행사 때 다년간 인쇄를 맡아주셨던 분.

때가 되면 보며, 그러다 다시 날이 가고, 그러다 또 잊히지 않으면 보고.

그리 닿을 연은 닿고 멀어갈 인연은 또 그러할 것.


아이는 이른 아침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

“열심히 지내다가 토욜 또 수다 많이 떨어요.”

그렇게 돌아갔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아이,

낼모레 육십이라는 이 나이도 그런 걸,

흔들리지 않는 생이 어디 있더냐,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건강하다는 것 아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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