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13.물날. 비와 안개

조회 수 960 추천 수 0 2016.04.19 01:45:45


선거.

사전투표를 한 덕분에 오늘은 잘 쉬어가기로 한다.

낮 수업도 없는 데다 저녁 체육활동 수업도 쉬기로 한 바.

하여 영화 몇 편.


로드 루리 감독의 <더 트루스:무언의 제보자; nothing but the truth>(2008).

기자가 자신의 취재원을 지키느라 가족까지 잃는.

쉽지 않은 길이다.

뭐 그렇게까지 지킬까 나는 엄두도 못 내지 싶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그 취재원이 누구인지를 알면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다! 그게 아이라면 더욱.


가볍게 <완전범죄 프로젝트; get the gring>(2012).

잘 보지 않는 류. 액션 범죄물.

하지만 아이를 지켜낸다는 의미로 닿았던.

앞서의 영화에 이어져 더욱.


홍상수의 열두 번째 영화 <북촌방향>.

영화는 계속 처음처럼 시작하고 또 시작하여

하나의 줄거리로 쓸 수 없이 마치 북촌의 골목길처럼 얽혀있지만

놀랍게도 우리 자신에게로 다 모여진다.

그의 대부분의 영화들처럼 비루한 우리 삶네를 너무 천연덕스럽게 보여주어

그만 낯이 뜨거워지는 장면들.

어쩜 바로 내 삶 곁에 있는 살아있는 인물들, 혹은 나.

우리 정말 그리 말하고 살지, 그리 살아가지, 그리고, 또 그리 살아갈 테지.

영화는 어느새 자막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극장에서 드디어 <Zootopia>(2016)를 보다.

인종차별, 성차별, 지역차별, 정치적 이상과 실천, 성장, 그런 주제들도 돋보이지만

“I really am just dumb bunny”(나는 그저 멍청한 토끼였을 뿐이야.)

역시 최고의 대사는 여전히 동일하다.

토끼 경찰관 주디가 자신이 상처 준 여우 닉을 찾아가 사과하는 장면.

우리 자주 타인에게 상처 주고는

번번이 ‘본의 아니었지만 미안하다’ 사과를 가장한 자기변명을 하지 않더뇨.

사과란 것이 어떤 것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다,

그 진심!

아, 최고의 캐릭터는 나무늘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306 2008. 7.15.불날. 소나기 옥영경 2008-07-27 1115
4305 2006.2.18-9. 새밥알 준비모임 옥영경 2006-02-27 1115
4304 106 계자 사흘째, 8월 10일 물날 갬 옥영경 2005-09-06 1115
4303 4월 19일 불날 일어나니 젖어있는 땅 옥영경 2005-04-23 1115
4302 2011.12.22.나무날. 싸락눈 내린 아침 옥영경 2011-12-29 1114
4301 2010. 3.11.나무날. 맑음 // 한 대학생의 자퇴서 옥영경 2010-03-23 1114
4300 2009. 5. 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9-05-14 1114
4299 2009. 4.18.흙날. 맑음 옥영경 2009-04-29 1114
4298 2012. 1.30.달날. 맑음 옥영경 2012-02-16 1113
4297 2011.12.2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2-01-03 1113
4296 2011.10.16.해날. 갬 옥영경 2011-10-21 1113
4295 2011. 2. 3.나무날. 질척거리기 시작하는 쌓인 눈 옥영경 2011-02-23 1113
4294 2008. 9.16.불날. 맑음 옥영경 2008-10-04 1113
4293 2006.2.7.불날. 계속 내리는 눈, 2006학년도 신입생 결정 옥영경 2006-02-13 1113
4292 7월 2일 흙날 또 비 옥영경 2005-07-13 1113
4291 2011. 8.27.흙날. 갬 옥영경 2011-09-08 1112
4290 9월 빈들모임 닫는 날, 2009. 9.27.해날. 비 옥영경 2009-10-06 1112
4289 2008. 7. 1.불날. 흐림 옥영경 2008-07-21 1112
4288 2006.10.24.불날. 맑음 옥영경 2006-10-27 1112
4287 2012. 4.25.물날. 비 옥영경 2012-04-30 111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