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14.불날. 흐림

조회 수 691 추천 수 0 2016.07.09 08:38:25


수행을 끝내고 종종걸음 쳤다.

아무래도 안 되겠는 거지.

어제 붙인 ‘아침뜨樂’ 안내판 가운데 하나가 피스를 잘못 박아

그만 ‘아첨뜨樂’이 되었던 것.

아직 그걸 보고 찾아올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걸 눈여겨볼 사람이 이 산골에 그리 있는 것도 아닌 걸,

그리고 아침이든 아첨이든 별 문제일 것도 없는 오늘인 걸,

시 잔치 전에만 고쳐도 될 것을.

하지만 물꼬의 널린 일이란 게 생각났을 때 하지 않으면 그만 지나치기 일쑤.

아크릴물감을 꺼내 색상을 맞춰 섞고 칠을 하니 봐줄 만.


3시까지 개집을 짓다.

만들다보다 짓기에 가까웠다.

아이들도 들어가 장순이랑 뒹굴 수 있는.

들어가 벽을 기대니 숨어들어 책 읽기 시원코 좋겠는 집.

딱 어린 날의 아지트다.

우리는 그것을 ‘호텔 캘리포니아’라 부르기로 했다.

교실에서 떼어낸 마룻바닥으로 지은 집.

어제 오후 원석샘이 와서 같이 짓고 있다.

“이게 커지면 사람 사는 집이 되는 거죠. 똑 같애요, 집 짓는 거랑.”

아, 그렇겠구나.

어제는 바닥을 이었고,

오늘은 벽체를 세우고 지붕도 틀을 만들다.

벽 역시 마룻바닥재를 이어붙이다.

버려진 것들이 그렇게 집 하나 되는 걸 보며

몇 번이나 감탄사를 터뜨리다.

이런 게 재밌는 일이다!

“이게 뭐 일이에요?”

“그치, 엔터테인먼트라니까!”

그러게 일이 아니라 즐거움!


떡본 김에 제사라 새 목공실 정리.

먼지야 온통 뒤집어썼지만

원석샘이 공기압축기를 두고 가서 아주 잘 썼네.

뜯어낸 마룻바닥으로 개집을 짓느라 먼지가 더 많았으렷다.

재잘대는 아이들이 소리까지 스민 50년 된 마룻바닥재라...

흠뻑 또 옷이 다 젖은.


그리고, 이불빨래는 계속된다,

시 잔치 때 묵어갈 이들을 위한.

백 명의 빨래도 널어내는 우리 빨래방 모든 빨랫줄에 이불이 다 걸렸다.

이제 볕만 도와주면 될.


그제 달골에서 벌레물린 다리가 땡글땡글 부었다.

사혈을 하자 싶다가 예전에 한의원에서 사혈을 하고 2차 감염으로 오래 고생한 적 있어

쉬 엄두를 못냈다가

도저히 병원을 나설 짬이 안 되기 혼자 사혈을 했다.

있던 약을 챙겨 먹어봐도 소용이 없기.

시원은 한데 상황은 지켜봐야.


교무실에서 처리할 일 하나 놓여있네; 봉사활동 관련.

이미 등록된 기관이 있고, 기관들끼리 연동도 되는데,

한 국립대에서는 굳이 다른 기관 쪽의 등록을 요구한다.

그걸 또 밖에서 원규샘이 맡아했다.

그가 할 수 있는 다 했으니

이제 물꼬 측에서 보낼 서류만 주면 될.

시 잔치 지나 다음 주에 처리하마 했다.

어쨌든 다들 밖에서 그리라도 보태니 물꼬 일이 돌아가는.


세상에! 저녁 치유수업을 하러 인근 도시로 나가고 들어오는데

대해리 들어오는 흘목, 학교로부터 2km인 거기는 땅이 젖었는데, 대해리는 말짱.

아, 비님 잊으셨나 보네, 대해리는.

내일은 오리, 오리.

비님 믿고 오늘은 명상정원 '아침뜨樂' 측백나무에 물을 주지 않았다.

비님, 내일은 걸음 돌려 들러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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