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식 전합니다

조회 수 956 추천 수 0 2002.03.05 00:00:00
먼 길 다녀왔습니다.

이 게시판에 자주 들르는 분들,

멀리서나마 물꼬에 작은 힘들 보태고 계신 분들,

그리고 오랫동안 하다와 하다 엄마 소식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

늦게나마 인사드립니다.

물꼬와의 인연으로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가족을 이루고 씩씩하고 당당한 하다를 얻게 된 사람이랍니다.

제 소개를 따로 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다들.

그 동안 이 곳을 드나들면서도 글을 쓰긴 처음입니다.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늘 제 마음 한 편에 자리잡고 있답니다 이곳은.



지난주에 휴가를 얻어 호주 시드니를 다녀왔습니다. 2월 27일 저녁 비행기로

홍콩을 거쳐 시드니에 도착하였고 3월 4일 저녁에 돌아왔습니다. 불과 5박 6일

밖에 안되는 짧은 여행이었지요. 그곳에 가고 오는 데 걸린 시간에 비한다면

너무나도 아쉬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작년 10월 가족들이 떠난 후, 해가 바뀌고 만 5개월이 지났더랍니다.

그리움과 간절함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다 엄마, 그리고 하다는 여전하답니다.

예서처럼 여전히 바쁘게 사람들 만나고 자신이 계획한 일을 하나 둘씩

이뤄가고 있더랍니다. 하다 엄마 주위에는 늘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데,

그곳에서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머물고 있는 곳이 시드니에서 한시간 쯤

기차로 가면 닿는 스트라스필드인데 그곳엔 최근에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 친구들, 후배들, 그리고 이웃한 어른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제법 많았지만, 친하게 지내는 호주 사람들도 꽤 있더군요.

아내는 참 바지런한 사람인데 하루 종일 뛰어 다니는 하다를 혼자서

건사하느라 일이 두 배는 늘어난 듯 했지요. 그래도 필요한 공부도 꾸준히 하고,

처음 계획대로 여러 가지 준비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다 녀석은 무척이나 컸습니다. 키도 자라고 몸무게도 부쩍 늘었답니다.

먹성도 얼마나 좋은지 하루 종일 무언가 먹으면서 한 가지를 다 먹으면

'엄마, 이제 나 뭐 먹어' 하고 물어본답니다. 가끔 집에서 텔레비젼을 보는데

잘 알아듣지 못하는 현지 방송만 듣다가 언젠가 얻어온 '뽀뽀뽀'에 심취해 있지요.

여전히 자동차에 관심이 많고,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하다. 한 이틀동안은 집 근처

산책로를 자전거로 돌아다니느라 무척이나 아빠를 힘들게 하더이다.



5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하다 엄마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을 함께 하고 하다랑 놀아주느라 시드니를 둘러볼 시간도 없었답니다.

다행히 3월 2일에 모두 함께 시드니 서큘러 키에서 페리를 타고 조금 가면 있는

타롱가 동물원(Taronga Zoo)을 둘러보았지요.

페리를 타고 가는 길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세계 3대 미항 중의 하나라는 이름에

부족함이 없는 아주 멋진 곳이었습니다. 항구 주변에 자리잡은 나지막한 집들이며,

잔잔하고 은은한 물빛이며, 길게 매달려 있는 하버 브리지며, 사람들이 여유를 갖고

살게 할 만한 그런 곳이란 생각이 들더이다.

타롱가 동물원에서 코알라며 캥거루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을 보았는데, 정작 하다 녀석은

처음부터 딴 곳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뭔가 하니 동물원 아래쪽 입구와 위쪽 입구를 가로지르는 케이블 카 '사파리'였습니다. 동물원을 둘러보는 내내 언제 '저거 태워줄거냐'며 졸라댔지요. 기어코 위쪽 입구에서 내려오는 길에 사파리를 탔습니다. 거기서 바라본 시드니항과 도시의 전경도 쉬이 잊혀지지는 않을 듯합니다. 하다 녀석은 사파리를 내리자 말자 엄마에게 귓속말로 '한번 더 탈 수 없냐고' 애원했답니다. 물론 기회는 한 번 뿐이라서, 그리고 또 다른 손님들을 만나야 했기에 돌아와야 했지만 요.



하고 싶은 얘기, 전하고 싶은 말씀은 많았는데 막상 잘 써지지가 않네요.

아무튼 하다랑 하다 엄마가 잘 지내고 있다는 말씀을, 제가 직접 보고

와서 드리는 말씀이니 다들 걱정 마세요.

그리고 또 다른 곳을 여행하게 되더라도 두 사람은 좋은 시간을 보낼겁니다.

물론 머지 않아 돌아올 테고 그땐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물꼬의 한결같음과 두레일꾼들의 건강과 품앗이, 논두렁 님들의 평안함을 바라면서.



2002년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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