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0.해날. 봄날 같은

조회 수 783 추천 수 0 2016.12.05 10:37:46


여러 날 젖었던 하늘이 열리더니 봄날 같이 햇살 두터웠다.

푹한 날씨가 잔치 같았네.

사람 손이 여럿일 때 무엇이든 하자고,

수능을 끝낸 아이도 붙다.

학교 본관 앞 쪽으로 비닐을 치고

목공실에서 하다 둔 장순이 별장 지붕도 마저 손보다.

정자처럼 육각지붕을 만들다 두었더랬다.

마저 나무를 대고,

삼각면과 면 사이 모서리는 장판을 덧대고 꼭대기도 장판으로 마무리.

호텔 캘리포니아 장순이네 집 앞에서는

장순이 옛집 무너진 흙집에 황토에 짚을 썰어 넣고 간간이 돌을 끼우며 벽체 쌓기.

벽체라고 쓰니 갑자기 규모가 크게 느껴지지만

여전히 장순이 몸만 겨우 쏘옥 들어갈 수 있는 크기.

2003년 늦가을에 물꼬에 들어와 이 꼴 저 꼴 다 본 그이라.

열 네 해를 같이 살았다.

나이든 그를 위해 집 한 채 지어주고 싶었고; 호텔 캘리포니아,

그를 위해 그가 아끼는(큰집이 있어도 꼭 거기 들어가는) 공간을 보수해주고 싶었다.; 사랑채.

흙이 굳으면 지붕 올리고 그 꼭대기 작은 항아리도 하나 엎어 주리라.


밤엔 너냇 시간 에세이를 하나 보다.

취업을 위한 대열이 이어진다.

지금 보는 것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한 친구의 글이다.

오랜 세월을 만나왔는데도 내가 몰랐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래, 우리 서로의 일을 어이 다 알았겠는가, 알겠는가.

욕봤다, 모두여.


광화문에선 1백만 촛불시위가 있었다.

두렵다.

홀라당 넘어갔던 4.19의 성과, 홀라당 빼앗겼던 5.18의 성과, 홀라당 달아났던 6월항쟁의 성과,

그처럼 될까 봐.

하지만 우리를 믿기로, 시대를 믿기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2166 135 계자 닫는 날, 2010. 1. 8.쇠날. 맑음 옥영경 2010-01-13 1016
2165 135 계자 닷샛날, 2010. 1. 7.나무날. 바람 / 다람길 옥영경 2010-01-12 1276
2164 135 계자 나흗날, 2010. 1. 6.물날. 맑음 옥영경 2010-01-11 1177
2163 135 계자 사흗날, 2010. 1. 5.불날. 눈 그치고 옥영경 2010-01-10 1074
2162 135 계자 이튿날, 2010. 1. 4.달날. 눈, 눈, 눈 옥영경 2010-01-07 1237
2161 135 계자 여는 날, 2010. 1. 3.해날. 맑음 옥영경 2010-01-05 1169
2160 2010. 1. 2.흙날. 비 / 135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0-01-05 1018
2159 2009.12.31.나무날. 새벽 펑펑 내린 눈 옥영경 2010-01-04 1014
2158 2010. 1. 1.쇠날. 밤사이 또 눈 옥영경 2010-01-04 999
2157 2009.12.29.불날. 오후, 눈이라도 올 것 같은 바람 옥영경 2010-01-04 993
2156 2009.12.30.물날. 눈 내리는 산마을 옥영경 2010-01-04 976
2155 2009.12.28.달날. 맑음 옥영경 2010-01-04 986
2154 2009 겨울, 청소년(새끼일꾼)계자 갈무리글 옥영경 2010-01-03 1015
2153 2009.12.26-27.흙-해날. 맑음, 이튿날 밤 눈 / 2009 겨울, 새끼일꾼계자 옥영경 2010-01-03 1011
2152 2009.12.25.쇠날. 부슬비에서 저녁 싸락눈으로 옥영경 2010-01-03 993
2151 2009.12.24.나무날. 안개 자욱했던 아침 옥영경 2010-01-02 977
2150 2009.12.22.불날. 맑음 옥영경 2010-01-02 999
2149 2009.12.23.물날. 맑음 옥영경 2010-01-02 945
2148 2009.12.21.달날. 맑음 옥영경 2009-12-30 981
2147 2009.12.19.흙날. 눈발 옥영경 2009-12-30 89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