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7.해날. 흐림

조회 수 814 추천 수 0 2016.12.13 17:08:04


교류하는 보육원에 지난해부터 영아방이 생겼다.

정서장애로 특화된 보육원.

물꼬가 몇 아이들의 치료를 돕기도 하는.

위탁교육도 여러 차례 있었던.

몇 해 사이 초등생들이 준 대신 영아들이 늘었다.

몇으로 시작했는데, 올 겨울 스물 셋.

대개 베이비박스(이 낱말의 어감을 어찌 다 표현할까...)에서 온.

아프다, 슬프다, 무어라 다 못할 말들.

이래서 어른들이 또 잘 살아야지 하는.

하지만 개인의 일로만 넘길 게 아니다.

이미 태어난 아이들, 이 사회가 같이 거둘 수 있기를.

기관이다 보니 회계 말이 12월이고 행사 또한 많아

1월에야 방문하겠다.

겨울 계자에도 아이들 몇 또 건너오리라 하는데,

아이들 개별 사정들이 참...

법원에 갈 일도 있고, 정신병동에도 가 있고, 학교 측에서 거부하고, ...

이런 소식 건너오면 궁하고 작고 낡으나 물꼬가 참 편히 산다는 생각.

물꼬는 또 물꼬대로 그 아이들을 위해 할 일을 찾아내야 할.


어제그제 김장을 했다.

이 난리통에도 삶은 계속 되나니.

일의 끝은 정리라.

바깥수돗가 노란 천막 안 쓰인 통들도 정리하고,

고래방 앞에 남겼던 배추들도 들이고.

그리고 쉬고.


어제는 촛불시위에 전국 190만, 광화문에 150만이 모였더란다.

10월 중순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꾸린 ‘퇴진행동’을 중심으로

10월 29일부터 주마다 흙날 광화문을 밝혀왔다.

사람들은 무슨 단체가 아니라도 개별로도 갔다,

아이도, 노인도, 정치적으로 좌파가 아니어도.

그 많은 사람들이 폭력 없이 행진을 끝냈다.

축제이더라 한다. 노벨평화상을 들먹일 만한.

(이 변방에서도 나무날마다 촛불을 밝히고 있다.)

가까이에서도 내가 안 가면 시위가 작아질까 기차를 타고들 갔다.

정치적 성과를 누가 얻는 것으로 보이든 분명 국민의 덕!

‘그들’이 정말 나쁜 것은 우리 아이들을, 평범한 우리들을 깊이 무기력하게 만든 것.

촛불 민중 가운데는 학생단체 중고생연대도 있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잊혀져 가던 세월호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어떤 것보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었다.

그 아이들이 평안히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싸워낼 것.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3885 2월 빈들모임(2016.2.26~28) 갈무리글 옥영경 2016-03-16 812
3884 2017. 1. 2.달날. 흐림, 기온은 고만고만 옥영경 2017-01-09 812
3883 2017.12. 8.쇠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812
3882 2019. 3.23.흙날. 봄눈 옥영경 2019-04-04 812
3881 2019. 4.11.나무날. 갬 옥영경 2019-05-12 812
3880 2012.12.1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2-12-25 813
3879 2015.10.12.달날. 비 다녀간 아침 옥영경 2015-11-06 813
3878 2016. 8.30.불날. 오후 빗방울, 비바람 치는 밤 옥영경 2016-09-18 813
3877 2016. 8.31.물날. 비바람 치다 갬 옥영경 2016-09-18 813
3876 2016.12. 3.흙날. 맑음 / 생태교육 예비교사 연수 여는 날 옥영경 2016-12-13 813
3875 2017. 1.21.흙날. 눈 / ‘발해 1300호’ 19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7-01-26 813
3874 2017. 4.10.달날. 비 내리는 밤, 미리 오는 비 옥영경 2017-05-10 813
3873 2013. 9.26.나무날. 가끔 구름 지나고 옥영경 2013-10-15 814
3872 2013.12.31.불날. 맑음 옥영경 2014-01-06 814
3871 2015. 6.27.흙날. 맑음 / 詩원하게 젖다 옥영경 2015-07-24 814
3870 2016. 2. 9.불날. 맑음 옥영경 2016-02-20 814
3869 2016. 3.22.불날. 맑음 / 달골 명상정원 큰 굴삭기 작업 두 번째, 사흗날 옥영경 2016-04-08 814
3868 2016. 9.26.달날. 비 옥영경 2016-10-08 814
3867 2010. 2. 2.불날. 맑음 옥영경 2010-02-16 815
3866 2010. 2. 4.나무날. 맑음 / 입춘 옥영경 2010-02-16 81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