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네가 빠졌던 물은 바다가 아니란다.
바다가 아닌 강이란다.
부여에 바다가 있을까나?
그리고 그때 제목이 무엇인지 기억하느뇨.
'백마강 달밤에"였었지.
"백마강 달밤에" 글씨가 들어간 초록색 티셔츠였었지.
난 아직도 그 티셔츠 입고 돌아다닌단다.
대학엘 들어갔다고....
정말 세월이 유수같이 빠르구나.
메일로만 글 남기지 말고 자주 자유학교 찾아오고, 이제는 계절학교에 일꾼으로 와야되지 않겄니?
사범대엘 갔다고, 흠 옥선생님의 꼬득임에 제대로 넘어갔구나.
여하튼 찜통 속같은 여름에 몸 건강하고 담에 또 봄세나.
그럼 이만......
┼ 또 간만이지요.: 승아 ┼
│ 몇달 전에 글 하나만 달랑 남기고 사라졌다가 또 간만이지요? ^^
│
│ 별 뜻 있겠습니까,
│ 종종 그리워서 들리는 곳에,
│ 별 뜻 있겠습니까.
│
│ 어느새 여름이예요.
│ 물꼬 계절학교는 여름이 제일 재밌었는데..
│ 지금도 1996년 여름, 부여로 갔던 계절학교가 기억에 생생하답니다.
│ 아마도 그때겠지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새끼일꾼이 되었던 때가.
│
│ 지하 매점에서 산 아이스크림이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에 다 녹았던 일,
│ 밤에 선생님들과 새끼일꾼들 모두 자가용을 타고 나가서 크게 노래를 틀어놓고 근방을 신나게 달리던 일,
│ 물에 안 빠지려고 요리조리 피하다가 결국 아이들에게 져 바닷물 속으로 풍덩 던져졌던 일.
│
│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데 어쩌면 이리도 그때의 일들이 바로 며칠전 일처럼 떠오를 수 있는지..
│ 그 때 함께했던 소중한 사람들, 지금은 무얼 하며 살고 있는지 살짝 궁금해 지네요. ^^
│
│ 전 지금 대학에 입학해서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처럼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아이들이 좋아서 사범대에 갔는데, 하루하루 느껴지는 게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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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딱한 교육학개론을 배울 때의 느낌,
│ 자원봉사자로 아이들 여름캠프를 따라갔을 때의 느낌,
│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고 있을 때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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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그야말로 하자덩어리 이지요.
│ 스스로에게 실망할 때도 참 많구요.
│ 하지만,
│ '바보같은 실수도 그것 쯤이야. 웃어봐, 자 나처럼.'
│ 예전에 흥미롭게 봤던 만화영화 주제곡 가사처럼 그렇게 웃어 넘기려구요.
│
│ 햇빛도 예쁘고, 좋은 날들입니다.
│ 계절학교도 무사히, 즐겁게 다녀오시고,
┼ 무엇이든 건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