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9.해날. 싸락눈

조회 수 791 추천 수 0 2017.02.08 02:15:54


비는 하오가 되며 진눈깨비가 되었고 밤이 되자 싸락눈으로 변했다.

식구들이 들어와 연탄을 갈고, 짐승들 먹이도 챙겼다.

설음식을 특별히 하지 않은 대신

대학을 가기 전 읍내에서 혼자 방을 구해 지내는 아이네

냉장고를 채울 반찬들을 만들었다.

고기장조림도 참 오랜만에 만들어보는 부엌이었다.


지난 세 해 제도학교를 가서 보낸 류옥하다는

때마다 들어와 교무실 일에 손을 보태왔다.

흙날 한밤에 들어와 새벽까지 일을 하다

이른 아침 첫 버스를 타고 나가곤 했더랬다.

163 계자 사진을 정리하여 누리집에 올리고,

못다 올린 것들은 저가 만들어놓았던 네이버카페 ‘자유학교 물꼬 저장소’에 담았다.

‘자유학교 물꼬 사랑’이라고 불렀던 곳의 이름을 그리 바꾸기도 한.

“나 없으면 어쩐대?”

“계속 해줘야지!”


대학원에 진학하는 한 친구의 자소서를 살펴 되보내주었고,

빈들모임에 다녀가며 맺은 한 인연의 다급한 소식에 말품을 더하고,

163 계자를 다녀간 아이의 부모님 두 분과 상담 날을 잡았다.

영국 버밍엄에서 교환학생 일정을 마치고 3주 유럽여행을 시작하는

연규샘의 메일도 닿았다,

겨울 계자가 마침 그곳의 방학이기도 해서

싼 표를 구해 일주일만 물꼬 다녀갈 궁리를 다 했더라는.

그가 없던 계자가 없었지 싶다.

‘물꼬에선 요샌 읽으면서 예전 계자 했던 것도 읽어보고 떠올려보고 하면서

울기도하고 따듯해지기도 하고 그랬어요.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어쨌든 모두들 따듯하게 계자를 해낸 것 같아 저까지 기뻤네요.’

막 올라온 설 연휴 시작되던 물꼬 풍경 ‘일기’를 읽으며

‘물꼬에서 머물 때 작은 일상들 하나하나가 떠올라서 마음이 벅찼’더란다.

학기를 시작하며 그가 말했더랬다,

한국은 가고 싶지 않지만 물꼬는 너무 가고 싶다고.

‘물꼬에서의 작은 것 하나하나가 이제는 정말 그리워요. 많이요.’

그가 온다!


밤에는 식구들이 읍내에 생긴 작은영화관에도 다녀왔다.

명절스런 일정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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