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해날. 맑음 / 삼 30주

조회 수 750 추천 수 0 2017.05.07 01:22:08


이른 아침 깼다. 달골은 아침 해가 일찍 닿으니 잠도 덩달아 그러하다.

4월이 왔고, 달골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어제 못다 했던 청소를 했고,

화분들도 살펴주었다.


지난겨울 계자에서 아이들이 멧돼지 고기를 구경한 건 약초꾼 김소장님 덕이었다.

오늘 구미 선산에 도라지 씨를 뿌린다고 가까우니 혹 걸음 할 수 있겠냐셨다.

일정 없는 해날이니 갈 만하다마다.

산기슭 밭에 도라지 씨도 뿌리고, 산에 삼도 심었다.

“여기까지 오셨는데 물꼬에서 밥 한 끼 드시고 가셔요.”

마침 한 이틀 말미가 있다셨다.

점심 먹고 동배추를 얻어서 돌아왔다.

물꼬 가서 심으라고 챙겨주셨던 삼 30주를

된장집 아래 경사지에 직접 심어주셨다.


식구 하나 생일이었다. 닭 한 마리 삶았다.

겨울 끝 우리는 스러져가는 닭집에서 더 이상 닭을 키우지 않기로 했다.

닭장을 보수하거나 다시 만든 뒤 달걀 구경하기로.

마지막 남았던 두 마리를 그렇게 잡아두었던 것.


토목일을 하셨던 김소장님 오신 결에 ‘아침뜨樂’ 배수문제를 여쭈었다.

물꼬 가난은 사람 수에도 있으나

이렇게 발길 닿는 이들이 모자람을 채운다.

정히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8월쯤 같이 일하던 굴삭기 기사를 불러

며칠 일손을 거들겠다셨다.

“하는 데까지 해보구요.”


네팔을 다녀온 트레킹기를 한 일간지에 연재하기로 최종 결정되었다.

기고 글들이 워낙에 많단다.

그런데도 무명에게 30회나 지면이 주어졌다.

“잘 쓸게요.”

“힘 빼고. 힘 들어가면 하던 것도 안 되니까.”

글만 써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니, 물꼬에서의 움직임이 만만찮기도 하니,

온 에너지를 다 쓰기는 어렵겠지만 아무렴 공을 들일 수 없기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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