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11.나무날. 맑음

조회 수 807 추천 수 0 2017.06.13 00:51:22


‘예술명상’ 수업이 있는 날.

봄바람을 온 몸으로 부르고, 연대의 기도를 추었다.

연대의 기도는 강강술래의 청어엮기를 응용한.

아이들이 벌써부터 2학기는 안 오시냐 물었다. 고맙다.

입 한 번 뻥긋하려면 사흘 밤낮이 걸리겠는 한 아이가

다음에는 무슨 춤 하냐 물었다. 기뻤다.


인근 한 초등학교에서 특강.

학부모 참관 날이었다.

체육관에서 전교생들과 학부모들과 강강술래로 놀다.

학생주임샘이 뒷소리를 도왔고, 교감샘이 쇠를 들고 함께하셨다.


저녁에는 어른 예술수업.

한동안 한지를 가지고 놀고 있다.

커다란 두렛상 하나와 등을 두어 개 만들어볼까도 생각하는.

덕분에 학교 살림도 느는.

지난번에 서랍장이 두 개나 생기고 너른 쟁반도 하나 들이고 휴지통 하나 뚜껑도 갖춘.


돌아오다 나무작업하는 영욱샘네 들리다.

물꼬 연어의 날 장승깎기 퍼포먼스 하면 좋겠다는 생각.

운동장 한켠 마침 널부러진 나무도 치울 겸.

오마 하신다.


밤,

송담주를 담갔다, 김소장님이 민주지산에서 캐주고 가신.

남도의 선배 한 분이 송담을 끓여 마시며 오래 앓은 무릎을 고쳤다.

술 좋아하는 가까운 벗(물꼬 논두렁이기도 한)이 무릎으로 고생하기 그거 술 담그면 되겠네 한.

고혈압을 가진 그를 위해 겨우살이도 찌다.

언젠가는 풋 거를 달였더니 먹기가 거북했더라.

차처럼 마실 수 있도록 아침에 나가면서 한 번 쪘고, 밤에 다시 쪘다.

내일 아침 다시 찌고 말릴 것이다.


소식 뜸한 한 선배의 소식을 다른 편으로 듣다.

오늘 포털사이트의 뉴스거리였다나, 페이스북에 당신이 올린 글 때문에.

물꼬의 목공작업 공구들은 갖춰주었던 선배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배의 커피가게를 드나든 단상이었다고.

사는 일이 실시간으로 이리 속속들이 다 펼쳐지는 세상이라니.

그래서 재미가 없어졌다. 설레고 짐작하는 것들이 주는 즐거움이 사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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