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달못 둘레 꽃을 또 심는다; 한련화, 바늘꽃 빨강 하양, ...
이제 이곳의 많은 일은 이른 아침과 해 넘어가는 시간에 이루어질.
아주 한낮을 빼고 여전히 모자 아래서 뭔가를 하기도 하겠지만.
어제 인근 도시의 한 농원에서 규홍샘이 꽃을 후원하셨다.
봄가을로 내가 하는 최고의 사치는 꽃을 들이는 일,
이 봄에는 아주 늦은 일이 되었네.
594 터에 도라지 씨를 다시 뿌리다가 이 골짝 들머리로 서둘러 나간다.
인근 초등 교장샘이랑 같이 할 작업이 있었다.
나이 마흔에 골짝에 적을 두고 도시랑 오가며 십 년을 먹고 사느라 욕보는 사이
그만 큰 병을 얻은 이가 부탁한 일이 있었다.
재작년부터는 물꼬 논두렁도 되셨더라지.
사진 일이었는데, 돈으로야 또 어렵지 않을 일이나,
마침 사진가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교장샘이었던지라
좋은 일 함께하자 말씀드렸던.
고만고만한 나이대들이 그리 같이 일하였더랬네.
그래, 친구가 좋더라.
낮 3시에는 보은에서 손님들이 들어왔다.
수정샘과 영광, 별강샘과 마루.
물꼬 한바퀴부터.
차를 마시고 아침뜨樂을 걸었다.
밥못 가에 오래 앉았네.
세상에서 내게 가장 가까운 이가 바로 나 자신 아니겠는가,
자기 안아주기를 하였더라.
저녁 6시, 달골 햇발동 외벽 페인트 문제로 사람이 또 다녀간다.
작업방식이 앞서 다녀간 이들과는 또 다르다.
앞은 고소 작업용 차량이 따로 오는.
작업비도 조금 더 낮다.
이곳 사정에도 사이집 내벽 페인트를 하며 익어진 이들이 나을 것이라
결국 순배샘네에 맡기기로 한다.
곧 날이 받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