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16.해날. 구름 좀

조회 수 600 추천 수 0 2019.08.07 02:11:44


아침뜨樂에 심은 꽃들 물을 주며 아침을 열었다.

여러 날 미궁에 벽돌을 놓고 있다.

몇 곳에서 얻은 돌이다.

하는 만큼만 하겠다고 했으나 하는 결에 하자며

일을 주도해주는 이가 있다. 그런 이가 있으면 일에 속도가 붙더라.

돌은 검은 색도 있고 흰색도 있다. 원래 중심색은 회색.

처음에 회색돌로만 깔다가 전체를 깔 수 없게 되자

원 색을 빼내 다른 색으로 사이사이 고명처럼 얹으며

아직 놓이지 못한 곳으로 보냈다.

하루 이틀 더 같은 작업을 해나가면 걷는 길이 완성될 테다.


낮 4시 목공예가 영욱샘이 들어오다.

영욱샘이 재작년 연어의 날에 퍼포먼스를 했던 장승이

아직도 농기계 집 지붕 아래 비스듬히 걸쳐져 있었다.

이번 연어의 날에는 그것들이 서 있기를 바랐지.

마침 트럭이 있는 이가 또 건너온다, 일이 될라고.

달골에 실어 올리네.

사이집 들머리에 세우려지.

쇠막대를 용접해서 발을 만들려 한다.

“용접봉을 챙겨놓고 그냥 왔네...”

“그거, 우리도 있는 거 같어!”

아하, 봤다, 비닐하우스 창고에서. 댓 개.

그게 학교에 있단 말이지.

“물꼬에 그런 게 있어요?”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렇게 수시로 정리하는 창고는

이 너른 살림 물건들이 어딨나 필요할 때 찾을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스테인레스용과 철용이 다르다네.

우리한테 있는 건 스테인레스 용접봉.

그래도 가져와서 해보니, 되더라.

할아비 할매 장승 둘이 서로를 기대고 사이집에 섰네.


준한샘도 곧 들어오다, 인근에 마침 일이 있던 참에.

주문 한 거에다 재활용할 수 있는 걸 또 어디서 구해와

덤으로 놓고 가신다.

미궁에 돌을 까는 일에 손도 좀 보태고.

그리고 늦은 시간인데, 다시 또 어딘가로 일을 가신다,

농장에 물을 주러 가시거나.

조경 일이란 게 봄부터 가을까지 그러하단다.

힘드실 것이나 참 좋을 일.

흙과 풀과 꽃과 나무와 돌과 하는 일 아닌가.


오늘도 저녁 8시가 넘어 어둠에 등 떠밀려 내려오는 달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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