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장맛비 내리고 하늘 열리는 아침,

산원추리 진다.

물꼬의 '스웨트 로지'에 이르는 산길을 걷다

길 가운데 뭐다 싶게 나고 있던 풀 두 뿌리를 보고

사이집 북쪽 벽면 아래 캐다 심었더랬는데,

어느 아침 거기 선명한 오렌지색 꽃이 피었더라.

원추리였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마지막 꽃마저 졌다.


비 많이도 오겠다더니 아침부터 북쪽 하늘이 파랗다.

하얀샘이 건너와 청계 준비를 돕는다.

호미를 서른 개나 기증도 하셨네,

끝이 다 뭉그러진 물꼬의 호미들이더니.

아침뜨樂 들머리 계단과 옴자 테두리 풀을 긁어주시었다.

벌에 쏘여 퉁퉁 분 왼쪽 팔에 다시 사혈.

늦은 오후부터 가려움증이 시작,

낫는다는 증거이리라.

회복을 서둘 수 있도록 팔을 돕는다, 얼음 찜찔로,

주말에 아이들(청소년들) 들어오니 불편이 없도록.


죽을 쑤다,

이웃마을 벗의 노모가 계신 댁에 들리려.

한 벗이 태어나고 자란 마을이었다.

집안 어르신이 매우 따뜻했다.

벗의 따뜻한 성품은 어르신들로부터 부여되었을 거라.

거기 스스로 잘 가꾸기도 했을.

알아갈수록 멋진 벗일세.


<내 삶은 내가 살게...> 책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내는 걷기여행 책의

교정 단계를 지나고 있다.

수정본을 넘긴 며칠, 출판사 측에서 메일이 오다.

바삐 만드는 책 두 권을 마무리 하고 곧 그 편에서의 교정원고를 넘기겠다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085 2019.11.17.해날. 흐리다 밤비 / 나는 전체에서 어떤 태도를 지녔는가 옥영경 2020-01-08 469
5084 2019.11.16.흙날. 맑음 / 오늘은 ‘내’ 눈치를 보겠다 옥영경 2020-01-08 480
5083 2019.11.15. 흐리다 도둑비 다녀간 / 90일 수행 여는 날 옥영경 2019-12-31 575
5082 2019.11.1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9-12-31 498
5081 2019.11.13.물날. 아침안개, 흐린 오후, 그리고 밤비 / 그게 다가 아니다 옥영경 2019-12-31 493
5080 2019.11.12.불날. 맑음 옥영경 2019-12-31 525
5079 2019.11.11.달날. 맑고 바람 많은 / 명상이 무엇이냐 물어왔다 옥영경 2019-12-30 564
5078 2019.11.10.해날. 흐려가는 오후, 비 떨어지는 저녁 옥영경 2019-12-30 500
5077 2019.11. 9.흙날. 오후 흐림 / 바짓단 옥영경 2019-12-30 658
5076 2019.11. 8.쇠날. 맑음 옥영경 2019-12-29 498
5075 2019.11. 7.나무날. 오후 흐림 / 내가 내가 되는 용기! 옥영경 2019-12-29 523
5074 2019.11. 6.물날. 오후 흐림 옥영경 2019-12-28 531
5073 2019.11. 5.불날. 맑음 옥영경 2019-12-28 520
5072 2019.11. 4.달날. 맑음 옥영경 2019-12-27 523
5071 2019.11. 3.해날. 맑음 옥영경 2019-12-27 531
5070 2019.11. 2.흙날. 맑음 옥영경 2019-12-18 606
5069 2019.11. 1.쇠날. 맑음 옥영경 2019-12-18 509
5068 2019.10.31.나무날. 맑음 / 가섭 아니고 가습 옥영경 2019-12-16 561
5067 2019.10.30.물날. 맑음 옥영경 2019-12-16 561
5066 2019.10.29.불날. 맑음 옥영경 2019-12-16 53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