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 정현종의 '방문객' 가운데서(<광휘의 속삭임>/문학과지성사, 2008)
이른 아침 내리던 눈이 비로 변하고 있는 대해리입니다.
165 계자 마감합니다.
아이들 서른과 어른들(새끼일꾼 포함) 열다섯이 함께합니다.
겨울에 인간적으로 지내기에 딱 좋은 규모입니다.
적어서 너무 춥지 않을 것이고,
많지 않아서 번잡하지 않을 수입니다.
서로 충분히 익혀질 범위이고,
비상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전체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크기입니다.
5일부터 이곳은 계자준비체제로 돌아가며
9일 품앗이샘 셋이 먼저 합류하여 샘들맞이를 준비하고,
11일 나머지 모든 샘들이 들어와 아이들맞이 마지막 준비를 하며 호흡을 맞추고
저녁에는 '샘들미리모임'을 하며 마지막 점검을 합니다.
물날(수요일; 1월 8일) 앞뒤로 각 가정에 전화를 넣겠으며,
샘들에겐 오늘 밤(6일) 165 계자 미리안내가 메일 혹은 문자가 닿을 것입니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을 꼭꼭 씹는 밥알처럼 읽는 오늘입니다.
새해, 건강하고 청안하시옵기.
2020. 1. 6. 달날
- 자유학교 물꼬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