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누리집의 ‘물꼬에선 요새’를 멈추고 있다.
기록을 하지 않는 건 아니고 정리해서 누리집에 올리는 일을.
주중에 제도학교에 오직 집중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고,
자정을 넘기지 않고 자려 애쓰니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줄기도.
저녁에는 또 저녁의 일들(사람들과 모이는)이 있고,
랩탑 화면보다 책을 더 들여다 보겠다 하기도 하고.
그것들이 이유의 다는 아니다.
제도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의 기록이 혹 구성원 누군가의 불편을 일으키면 어쩌나 하는 약간의 걱정도.
(이건 시간이 좀 흐른 뒤 쓴다면 쓰는 이도 읽는 이도 감정이 좀 편안하리라 봄)
그래서 등장하는 아이 이름을 가명으로 쓰기도 하지만
이러저러 조심스러운.
주말에는 또 물꼬 일에 집중해야지.
그 사이 쌓인 일들을 밤 10시 넘도록 하기 일쑤.
기록을 정리할 시간이 심히 밀리더니
어느 순간은 그게 어찌 실제 삶보다 앞서랴 하며
다 하려 들지 말고 할 만큼만 하는 걸로 정리한.
뭐 갈무리하자면 제도학교 지원수업 동안은 순전히 그 시간을 뜨겁게 살기로!
식구들이 습이들 목욕을 시키다.
주말을 기다리는 가습이와 제습이.
기락샘은 그것들 돌보는 재미로도 대해리 들어오는 걸음이 즐겁다지.
성견이라도 두세 살 아이로 봐야한단다.
안 했던 일에 습이들은 파닥이며 몸을 자꾸 밖으로 빼고.
마당 한가운데서 식구 모두의 물놀이였더라.
시간은 무심히도 무참히도 흐르지.
달골 블루베리가 저리 익었다. 좀 따내고.
하얀샘이 넝쿨 장미를 몇 주 들여오다.
아침뜨락 꽃그늘길에 두어 주,
사이집 돌담 안쪽으로도 몇 주 심다.
주말에 집중적으로 물꼬에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다.
오늘은 산나물 캐러 다니는 김소장님과 도경샘.
선산에 삼밭을 만들어두었던 두 분이 그곳 다녀가는 길에.
소나무재선충으로 나무를 다 베 내
씨 뿌려둔 숲속 그곳도 파헤쳐져 있더라네.
번번이 이곳 밥상을 살펴 고기며 곡주며들을 실어 오신다.
내일 아침 일찍 이쪽 산으로 들어가실 거라지.
다른 때라면 따라도 나설 길이나
주말에 해낼 물꼬 일만도 번번이 밤 10시에야 끝내는.
저녁밥상에 모인 이들이 많았네.
이웃에서도 건너오고.
모두 주중의 제 삶에 매진하다 여기로 모였을.
곡주도 한 잔.
노래도 흐르는 밤.
종경샘이 당신이 즐겨듣는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다.
생활의 고단들이 흩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