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2.물날. 태풍 마이삭

조회 수 435 추천 수 0 2020.09.21 12:05:47


 

태풍이 지나는 밤.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지금, 비바람이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오늘부터(한 학기의 제도학교 지원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공간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테다.

언제나 정리할 것이 생기는 가마솥방.

가장 많이 들고나는 곳이니까.

사람을 맞는 곳도 그곳이니까.

삼시 세 때 밥도 거기서 먹고.

설거지랑 똑 같겠다. 점심에 먹으려고 아침 설거지를 아니 하는 게 아닌.

사람이 움직이면 뭔가 쌓이고, 바로바로 하지 않으면 어느새 너저분해지고.

밀리지 않고 해야 한 번에 하는 청소에서도 일이 수월코.

이 낡은 곳이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가지런하려면 몸을 재야 하는.

 

다음은 해우소를 살핀다.

앉아오줌누는 사람쪽 들어서는 맞은편에는 작은 의자를 넣고,

그 위에 꽃을 담은 주전자를 둔다.

해우소 들머리에 있던 꽃바구니는 꽃을 다시 손을 봐 주네.

키를 키워놓으니 조화가 조화 같이만 보이더니

낮춰주고 하나하나 손을 봐주자 금세 살아난 듯한.

꽃이란 게 그렇더라, 그래서 꽃꽂이란 걸 하는 모양,

툭 꽂을 때와 하나하나 가려 꽂는 게 다른.

 

, 아주 멀리 있던 코로나19가 이 멧골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인 면소재지 상촌까지 왔다.

오늘 충북 확진자 관련 역학조사 과정에서 그가 상촌의 한 식당과 마트를 들렀다는 소식.

마트는 들린 모두가 확인되어 공개되지 않았고,

식당은 시간대를 공개하며 진료소 방문을 안내하는 문자였다.

물꼬 식구들이야 오직 물꼬에서 먹는 밥이 다라 별 상관이야 없었다만.

 

학교만 (지원금)안 찾아갔어요! 또 여기 안 뜨게(아마도 컴퓨터 화면일) 좀 부탁드려요.”

이장님의 연락이었다.

외가구인 학교아저씨가 세 차례 재난지원금을 받는 동안

해당사항(왜 없지? 가계별로 주는 건 대처식구들 편으로 나왔으니...) 없던 나도

군민 재난위로금을 다 받아보더라.

학교아저씨랑 같이 면사무소를 다녀오다.

 

이른 저녁밥상을 물리고 달골에 오르다.

햇발동이며 창고동이며 창문들 단속.

태풍 소식에 제일 먼저 하는 일.

그리고 태풍 지나면 제일 먼저 여는.

비바람이 집을 때리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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