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꼬 책을 낸 출판사에서 문자가 들어왔다.
‘도깨비 책방이라고... 정부에서 독서운동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행사인데,
동네책방에서 책을 산 영수증 중에서 선정된 분들은
다른 책 1권과 영수증을 교환할 수 있다는 행사인데요,
우리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가 선정되어 80부 정도 납품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터파크에서 <방구석 트레블>으로 우리 책도 홍보중이에요.’
‘부수는 얼마 안 돼도 좋은 일이라’ 알려준다고.
내가 소홀하고 있을 때도, 출판사에서 새 책을 여러 권 내는 사이에도
이곳 책을 챙겨주고 계셨네.
고맙고, 미안했다.
간밤엔 햇발동 거실에서 하룻밤을 더 잤더랬다.
공간을 정리하며 아직 옮기지 못한
랩탑이며 쌓인 책들이 그대로,
저녁에 달골 올라 옮기기 서글퍼서도.
밤새 책과 영화 사이를 뛰어다녔다.
날이 훤하게 밝아있더라.
원 없이 놀았네.
날도 꾸덕하고
4주 위탁기간을 보내고
비로소 홀로 하루를 쉬다.
낮 4시에야 사이집 작업 책상으로 짐을 옮겼다.
저녁 밥상을 치우고 이제 메모지를 앞에 놓다.
겨울을 준비해야겠지.
크게는 11월 15일께부터 시작할 겨울90일수행을 기점으로
앞뒤 흐름이 조금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달골에서 할 일, 학교에서 할 일,
책상 앞에서 할 일, 밖에서 할 일,
먼저 해야 할 일, 나중으로 가도 되는 일 따위를 적는다.
장마 앞에서 겨울 앞에서 더 부지런히 낡은 건물을 살펴야 한다.
우린 또 어딘가를 보강하고 보수할 테지.
장작을 패고, 장독대를 살피고, 김장을 하거나 준비라도 해야거나.
그리고 글도 써야 할 것이다.
글의 본질은 생각의 전달이고,
이왕이면 아름다웠으면 좋겠고 감동이면 좋겠다.
글은 쓰는 게 아니라 다듬는 거라던가.
쉽고, 명확하고 간결하게!
나의 글은 때로 어렵고, 명확하지 않으며, 간결하지도 못하다.
담백한 글은 부실한 내용을 상쇄할 만치나 힘이 있다는데,
그래도 진정성으로 밀어보기로.
마감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날짜들을 점검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