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8.쇠날. 흐림

조회 수 418 추천 수 0 2021.01.14 23:51:20


 

비나 눈이 내리겠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정오 무렵 살짝 눈비 스쳤을 뿐.

 

꽃다발이 하나 닿았다.

겨울을 잘 지나가라는 응원이겠네.

연탄만 따순 게 아니구나.

다발을 풀어 가마솥방 식탁에 꽂았다.

 

언론을 거의 끊고 사니 물꼬에 의미 있겠다 싶은 기사들을 식구들이 보내주는.

오늘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의 글을 읽었다.

코로나백신 확보를 둘러싸고 연일 언론은 책임론을 띄우고,

한 신문 안에서도 불과 몇 십 분 사이에 양극단의 논조가 담긴 기사에 쏟아지기도 하는 요즘,

기사들을 보며 어느 나라 기자인가 생각이 든다했다.

감염병 정책이든 백신 정책이든 그 나라가 가진 행정력과 예산력의 영향을 받고,

공무원들이 적극 행정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구조가 필요할 텐데

우린 백신에 대해 선구매 관련 법적 근거나 예산 근거가 없다고.

신종플루 땐 유행이 빨리 잦아들어 준비한 백신이 남았다고

국정감사 때 공무원 징계하고 예산 과소비했다고 국회의원들이 난리친 국가이고

백신개발사에 재고 던져서 고생한 백신사 피해를 보게도 했다고.

비난이 우선이 아니라 잘하게 할 만한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지 않겠냐,

잘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 초는 치지 말자.

 

종일 졸렸다. 흐려서 그랬을 수. 바삐 움직일 때 아니어서도.

먹고 졸리고 먹고 졸고.

치매 오고 인지능력 떨어지면 잠이 많아진다는데!

그랬더니 아들이 문자를 보내왔다.

-엄마는 추워서 그래. 봄 되면 또 괘안아져.

 엄마처럼 총명하고 머리 많이 쓰는 사람들은 치매 안온다.

 할머니도 지금 괜찮으시자너.

 엄만 하아아아안 참 남았어요.

 규칙적 생활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공기 좋은 곳에 있고

 엄마는 뭐 의사들이 만날 하라는데 사람들이 못하는 거 만날 하자너

 

글 한 줄도 못 쓰고 보내는 하루에 좀 우울해하다가

오늘은 스스로 위로하며 자신을 끌어올렸네.

재능이 참 없다 싶다가

이 너른 살림 건사하면서 이만큼이라도 하면 재능 없다 못한다,

어느 해 문예 공모전에 최종심까지 갔던 적도 있었다니까,

그렇게 말이다.

넘이 하는 칭찬이고 욕은 넘의 것일 뿐,

내가 하는 것은 내 것임.

 

영하 3도의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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