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2.불날. 잠깐 해

조회 수 376 추천 수 0 2021.01.15 23:50:07


 

먼저 걸어가다 뒤돌아서는 얼굴처럼 해가 잠깐 돌아보는 하루였다.

교무실에서는,

미국의 한 아이의 학교 배치를 위해 돕고 있고,

청계를 준비하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몇이 신청을 했다.

메일이 오고가고 있었고,

오기는 힘들어도 겨울 청계 소식을 두엇에게 전하기도 하다.

 

하얀샘이 엊그제 대략 걸쳐두었던 간장집 부엌 문짝을

오늘 다시 손보았다.

학교 아저씨는 그 옆에서 간장집 마당 마른 풀을 정리했다.

죽었고 세가 꺾여도 무성한 기억을 가진 풀도 쓰레기 같은 것.

치워 주십사 부탁했던.

 

시골에서 장애를 안고 혼자 사는 이가 장애등록을 하는 일은 여간 긴 여정이 아니다.

몇 달의 진료기록이 있어야 하고, 진단이며 비용도 꽤 드는 일.

주민센터 복지계에서 누락된 이들을 찾아내고 한다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은.

혹 부모가 남긴 무너져가는 한덩이 집이 있어도

재산이 있는 거라 또 기초수급자가 되기도 어려운.

형제들이 돌봐주지 못하고 오랫동안 혼자 있다면 더욱 쉽지 않고,

병원이 가까운 도시라면 또 접근이 쉬울 수 있겠지만 먼 길을 몇 달씩 오가야 하는.

그래서 어려운 사람일수록 대단한 기회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도시를 더 고집할 수도.

물꼬를 기대고 사는 한 사람도 비슷한 처지가 있다.

오랫동안 물꼬가 의지처였고

또한 물꼬에 그가 보탠 시간으로도 그의 삶을 돌보는 것도 물꼬의 염치이기도 했는데,

장애등급을 받는 일에는 당신 형제들이 챙겨주리라 미룬 바 있었던.

이제 더 늦지 않게 다음 학기에는 시간도 마음도 쏟아야지 한다.

 

3차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12230시부터 내년 1324시까지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비수도권 24일부터).

당장 이번 주말 청계를 앞두고 있는데...

이제 정말 코로나가 먼 이야기가 아닌.

그 속에 물꼬 겨울 일정을 왜 이어가려는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러는지,

물꼬가 정녕 하려는 게 무엇인지 질문하는 시간들을 가지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84 6월 10일 쇠날 비 옥영경 2005-06-12 1286
583 6월 8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5-06-12 1103
582 6월 9일 나무날 해거름 좀 흐린 하늘 옥영경 2005-06-12 1429
581 6월 7일 불날 땀 범벅 옥영경 2005-06-09 1362
580 6월 6일 달날 의심없는 여름 옥영경 2005-06-09 1249
579 6월 5일 해날 덥네요 옥영경 2005-06-06 1357
578 6월 4일 흙날 흐리다 개다 옥영경 2005-06-06 1304
577 6월 3일 쇠날 말짱한 하늘 옥영경 2005-06-04 1502
576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6-04 2143
575 6월 1일 물날 흐리다 밤새 대차게 내리는 비 옥영경 2005-06-03 1340
574 5월 30일 달날 맑음, 찔레꽃 방학 중 옥영경 2005-06-03 1294
573 5월 31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5-06-03 1380
572 5월 29일 해날 옥영경 2005-06-03 1333
571 103 계자, 5월 29일 해날 짱짱한 날 옥영경 2005-06-03 1414
570 103 계자, 5월 28일 흙날 벌써부터 찌는 옥영경 2005-06-02 1371
569 103 계자, 5월 27일 쇠날 맑음 옥영경 2005-05-29 1436
568 5월 26일 나무날 맑음, 봄학기 끝 옥영경 2005-05-27 1337
567 5월 25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5-05-27 1247
566 5월 24일 불날 옷에 튄 물도 금방 마르네요 옥영경 2005-05-27 1366
565 5월 23일 달날 흐리다 갬 옥영경 2005-05-27 108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