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입학하기, 저도요!

조회 수 906 추천 수 0 2003.12.08 14:04:00
물꼬 입학하기

충북 영동이 그렇게 아랫지방에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렇게 높은 줄도 몰랐습니다. 길치인 지라 만능, 울트라 슈퍼맨 승진이네 아빠(^^) 열심히 따라가느라 창밖 풍경을 제대로 감상도 못했습니다. 잠시 차를 세워 이정표를 확인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작은 계곡, 흐르는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한 겁니다. 먼 길은 아니지만 초행길에다 자는 아이들 깨우고 아침 도시락 챙겨 길을 나서니 머릿속이 맑지만은 않았지요. 공기가 다르고 물이 다르고 경치가 다른 곳에 왔구나 했더니 대해리입니다.
물꼬 설명회 하던 날… 저처럼 처음 물꼬에 찾아 든 사람은 아마도 다 그랬을 겁니다. 큰아이 혜린이는 부모 품을 벗어나 벌써 뛰어 노는데… 생각보다 작고, 아직은 손길이 더 필요한 곳도 좀 보이고… 아! 그런데 추울 거라는 일기예보만 믿고 잔뜩 웅크렸던 이방인에게 운동장의 따사로운 햇살은, 참~ 기분이 좋더군요.
기분이 흥분으로 치달은 건 모여든 사람들 속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물꼬의 개교를 설명하신 ‘옥샘’이라는 이상한 분(?) 때문입니다. 흥분이 감동으로 뒤바뀌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더군요. 많은 어른들이 속으로 눈물을 훔쳤을 겁니다. 아이들을 참으로 사랑하는 어른들이라면 물꼬의 가슴 벅찬 꿈을 두 귀로 생생히 듣고도 모른 체 할 수 있었겠습니까?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 만큼이나 거기 모이신 어른들도 ‘참 좋은 분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저만 빼고요..^^)
… 어찌어찌 다시 도시로 와서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실, 저희 가족은 망설일 건 많이 없었지만 가까운 곳에 마음이 통하고 뜻이 같은 이웃이 있어서 같이 고민을 풀어나갔습니다. 삶의 문제니까요.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 기숙문제로 고민하셨겠지만, 저희 가족과 승진이네도 결심을 하였답니다.
혜린이를 물꼬에 입학시켜 달라고 바람을 적어 보내면서, 사실 자유학교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저와 같은 미숙한 어른들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금새 혜린이가, 물꼬의 여러 샘들께서 저의 스승이 되겠지요. 사람에게 가장 기본은 ‘생산’이라 생각합니다. 살아있는 소중한 존재를 낳는 것, 아이를 낳아 키우는 어머니가 그 중 으뜸이지만, 누구나 채소를, 곡식을 자연스럽게 키우고, 무엇인가 가치있는 것을 늘 만들어 내는 일, 특히 자주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의 기본적인 의식주는 스스로 해결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이게 사람의 기본이겠지요. 설령 뜻밖의 금화가 생겨도 평생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한다면… 비극이겠지요.
그러기 위해서 몸과 몸속의 뼈, 근육, 핏줄 같은 게 소중하고, 마음 씀씀이도 바르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정신은 맑아야겠고, 무엇보다 영혼이 충만해야 하겠지요. 특히 끊임없는 소비에의 의존, 의존적 관계(계약)를 이겨낼 수 있는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 되길, 바라고 바랍니다. 머릿속에 지식을 잘게 쪼개서 저장하는… 무슨 공장에서 로보트 두뇌에

혜린빠

2003.12.08 00:00:00
*.155.246.137

알맹이 없는 글이 긴 법이지요. 난척한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분위기 살리려다 냉각시키는 영원한 아이스맨 ^^(원교어머니께서는 이해하실 듯) 예쁘게 봐주세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48925
5004 인문학체험 [1] 최용찬 2009-03-23 915
5003 저도 잘 도착했습니다. [3] 김호성 2009-04-27 915
5002 논두렁 김진업님 물꼬 2009-06-10 915
5001 ^^ [3] 성재 2009-08-08 915
5000 많은 고민끝에 [5] 조운지 2009-08-09 915
4999 희중샘, 사진이... [1] 물꼬 2009-08-31 915
4998 [초등6학년] 예비중학생을 위한 겨울방학 집중캠프 유학가자 image 아이플랜센터 2009-12-08 915
4997 푸하하하~ 한서연 2002-01-11 916
4996 흑흑... 정승렬 2002-01-14 916
4995 가슴이 짠해요. 현준가족 2002-01-16 916
4994 샘님덜... 시워니 2002-02-14 916
4993 개구리와 들곷 구경하러 가요.^^*~~ 학생백화점 2002-04-01 916
4992 Re..연극터 미리모임은요 황연 2002-07-18 916
4991 Re..흐어~~ 유승희 2002-08-14 916
4990 여름계자가 끝이 났네요. 박태성 2002-08-20 916
4989 ★푸른교육공동체 창립잔치가 있습니다 image 원지영 2002-11-14 916
4988 Re..이렇게 하면 되겠다 만든이 2002-11-30 916
4987 미리모임 일정 안내를 부탁드립니다. 지 현 2002-12-27 916
4986 Re..그래 며칠 안남았네... 김희정 2003-01-06 916
4985 꼭 갈꺼야!! 태정이 2003-06-26 91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