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하늘, 이 멧골도.
기락샘과 가습이와 제습이 산책을 시켜주었다.
온 마을을 돌았다. 신이난 둘이었다.
날마다 그렇게 놀다가 한 주 가까이 묶여만 있었으니...
기락샘 가는 편에 대처 식구들 먹을 반찬들을 해서 보냈다.
주마다 해날 낮밥상을 물리고 나면 두어 시간 늘 하는 일이다.
달골에 올라 대문을 지키는 금동이 은동이 양손에 드는 철제 깡통을
녹을 털어내고 백색 라카 뿌려주다.
깔꿈해졌다.
아침뜨락에 들었다.
밥못 위쪽 물고기 입모양대로 잔디와 풀들 사이로 이랑을 패두었고,
거기 절반의 개나리를 심었더랬다.
오늘 나머지에 마저 심었다.
꺾꽂이가 아니라 묘목밭에서 뿌리가 있는 걸로 캐 와서.
바위 축대 위쪽 무덤 앞으로 지난해 작은 묘목밭을 만들었고,
개나리를 삽주하여 키웠더랬다.
실하게 뿌리를 잘 내리고 있었다.
아침뜨락 아래 공터에 울타리마냥 가장자리에도
바로 그걸 캐다 심은 것.
늦은 저녁밥상이었다. 봄이 되었구나 싶었다.
이렇게 저녁이 길어지며 농번기가 될 것이었다.
어둠을 밀어내고, 때로 별을 지고, 어느 땐 달빛에 마을을 내려가고는 하는.
해가 일찍 지는 달골,
다른 날 같은 장화가 아니라 털신이었는데,
개나리 심을 때 발이 시려웠다. 옷도 조금 얇은 점퍼.
아차! 이러다 감기를 맞아들이고 말지.
따숩게 자야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