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3.흙날. 비

조회 수 353 추천 수 0 2021.05.05 01:09:36


 

아침 10시 날 환한데 비가 계속 계속,

한밤 새벽 3시 굵어진 비.

달골 언덕에 기댄 차를 다른 편으로 주차하고 들어왔네.

산판한 뒤라 언덕바지 잔가지들이 무더기로 보였기에 쓸려 내려올까 하고.

조심하는 거야 나쁠 게 무엇이겠는가.

 

책 한 권 쥐고 읽었던.

가슴 뛰는 시간이었다.

글자가 많은 것도 아니었고, 내용 역시 무거운 게 아니었지만,

글이 쏙쏙 들어오는 것 또한 아니었지만

전하는 내용에 있어 숲에서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라 솔깃했던.

아는 이가 독립해서 만든 출판사에서 몇 해 전 낸 책인데

진즉에 샀으니 꽂아만 두었다가 한밤에 눈이 간 거다.

책 아니라도 잊히지 않으면, 잊지 않으면 하게 되는 날이 온다.

그 같은 마음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흠이 되기도 하나.

그러므로 가슴에 품은 것들 너무 쉬 접지 않기.

오늘 고작 오랫동안 읽지 못했던 책 한 권을 읽은 것에 불과한 말이긴 하지만.

 

하다샘과 햇발동 남쪽 언덕을 잠시 손 보다.

비 때문이었다.

패인 쪽이 있고, 비에 쓸려내려가기 좋았다.

마침 공사 현장에서 쓰는 부직포 있어, 깔고 쇠꽂이를 박았다.

아침뜨락을 지키는 인형 둘, 티쭈와 난나의 자리도 다시 잡아 주었다,

아침뜨락 들머리 계단을 오르면 멀리서도 둘이 보일 수 있도록.

뽑았던 나무꼬챙이를 앞뒤로 다시 박아 흔들리지 않게 해주었다.

 

올해 낼, 지금 쓰고 있는 원고에 대해 식구들이 말을 보태다.

워낙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중간점검이 필요했던.

식구들이 해주는 피드백이 도움 컸다.

우리는 서로의 일에 대해, 주로 글에 대해 그리 하는 게 흔하다.

고마운 일이다.

 

단식 관련 동행인들과 일정 조율 중.

한 사람은 닷새 동안 합류, 다른 한 사람은 주말 사흘,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주말 이틀 합류하거나 다른 방문날을 엿볼 수도.

형편대로들 해봅시다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66 2020. 5. 5.불날. 비 옥영경 2020-08-07 354
6465 2020. 5.18.달날. 맑다가 비 옥영경 2020-08-10 354
6464 2020. 6. 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54
6463 2020. 6.29.달날. 아침부터 빗방울, 저녁 되자 굵어진 옥영경 2020-08-13 354
6462 2020. 7.12.해날. 정오부터 비 옥영경 2020-08-13 354
6461 2020. 7.13.달날. 비 옥영경 2020-08-13 354
» 2021. 4. 3.흙날. 비 옥영경 2021-05-05 353
6459 2021. 4. 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1-05-06 354
6458 2021. 5.15.흙날. 갬 옥영경 2021-06-18 354
6457 2021. 6. 1.불날. 맑음 옥영경 2021-07-01 354
6456 2021.11.23.불날. 흐림 옥영경 2021-12-29 354
6455 2022. 3.18.쇠날. 비 근 오후 옥영경 2022-04-20 354
6454 2022. 5. 7.흙날. 맑음 / 학교 폭력 옥영경 2022-06-15 354
6453 2022. 7.13.물날. 비 옥영경 2022-08-01 354
6452 2022. 7.21.나무날. 비 옥영경 2022-08-06 354
6451 2022. 7.18.달날. 비 옥영경 2022-08-05 354
6450 2022. 7.22.쇠날. 오후 비 옥영경 2022-08-06 354
6449 2022. 8.29.달날. 비 옥영경 2022-09-12 354
6448 2022. 9.13.불날. 흐림 옥영경 2022-09-30 354
6447 2022.10.16.해날. 회색 구름 옥영경 2022-11-05 35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