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10.달날. 비

조회 수 325 추천 수 0 2021.06.14 23:06:49


 

종일 비가 내렸다.

그래도 틈이 있었다.

패 낸 맥문동을 얻었고,

다듬고 심었던 다음 날

이곳을 보고 있었던 양 다른 곳에서 맥문동이 또 왔더랬다.

며칠 음지에 두었다가

오늘 한 자루 꺼내 묵은 잎을 잘라내고 뿌리를 자르고 갈랐다.

이른 아침이었다.

비 몰려오기 전 서둘러 아침뜨락 옴()()에 심었다.

아직 공간이 좀 남았다.

오늘은 이만큼만.

심은 것들 위로 비가 내리고 있다.

언제나 고마운 하늘이다, 물꼬의 날씨이다.

 

건축사무소에서 준공신청서 제출한다는 연락이 들어왔다.

사이집 이야기이다.

길었다. 아주 길었다.

2013년 시작해서 2017년에야 집을 앉히고

그해 1230일까지 일하고 겨우 하루 짐을 구겨 싸서

바르셀로나로 날아가 꼬박 1년을 보내고 돌아왔다.

그 사이 바뀐 법이 있어서 또 다시 절차를 밟고.

정화조만 해도 환경법이 바뀌어 돈을 더 들여 뚜껑을 새로 갈아야했다.

늦은 내 손을, 더딘 이곳 일들이 그러하다.

원망 같은 것도 안 한다. 도대체 누구를, 무엇을 원망하냐고!

당면할 때 당면할 뿐이다.

이번에는 혹 구조계산서가 있어야 할지 모른다네. 일단 기다려 보는.

그 역시 마주한 대로 그것에 응하면 될 것이다.

올 상반기는 기어코 하자,

그리하여 하반기에는 본체에 더해 북쪽으로 현관을 내고

남으로 베란다를 덧대자,

계획은 그러하다.

그 인연은 건축사무소 소장님을 논두렁으로까지 만들었다.

고맙다.

 

1차 수정 원고가 놓여있지만,

주말에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쏟기로.

잡고 있자면 이 일도 저 일도 못할 것이므로.

산골 오뉴월이 어떤 시간인가,

땅에 엎드리고 가는 날들.

아이들이야 때가 되면 올 것이지만

모든 움직임은 바로 그때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은 이곳의 삶을 살아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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