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8.불날. 맑음 / 부담스럽다가 무슨 뜻이예요?

조회 수 2229 추천 수 0 2005.11.10 10:21:00

2005.11.8.불날. 맑음 / 부담스럽다가 무슨 뜻이예요?

생을 뜻한 대로 살려면
그 삶에 대한 나름의 확신, 그것도 절대적인 확신이 필요하다 생각해왔더랬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게 좀 헐렁해졌지요.
생에 별반 다른 길이 없다는 정도의 확신만으로 충분하단 걸 알아버린 까닭입니다.
무슨 대단한 확신이 아니어도 자기 가치관을 실현해나갈 수 있는 게지요.
그렇게 설렁설렁해지고 나면 자유롭기도 더하답니다.
그렇다면 그 술렁술렁하다는 확신은 어느 정도의 범주일까요?
소소한 나날의 즐거움이 생의 대부분을 채운다는 걸 깨닫고 나면
그것만으로도
현재 살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한 충분한 확신의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 지요.
대단한 결심으로 우리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건 정말 아닌듯합니다.
그대, 행복하십니까?

국화(한국화를 이리 부릅니다)를 그리고 있었지요.
"옥샘, 부담스럽다를 한 번 설명해 보세요."
희정샘이 말을 꺼내는데 아이들도 이구동성입니다.
"예, 부담스럽다가 무슨 뜻이예요?"
"부담이란 게 마음의 무게니까..."
어젯 저녁 가마솥방에서 누가 희정샘한테 물었고
아이들 모두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지요.
"설명하기가 어렵다 느껴질 땐 그 말이 어떻게 쓰이는가를 보여주면 되지."
"예에, 희정샘도 그렇게 했어요."
그런데 갈수록 난관이었다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가마솥방

나현: 희정샘, 부담스럽다가 무슨 뜻이예요?
희정: 음, 그러니까...아, 모르는 사람이 돈을 백만원을 줬다고 치자. 네가 어떻겠어?
령: (곁에서 삐죽 고개 들이밀며)고-마-워-요.
희정: 돈 단위가 적나 보네. 그럼, 천만 원을 주면?
령: 매-우 고-마-워-요.
희정: 안되겠다... 어떤 여자가 목숨을 걸고 너를 좋아해, 너는 아닌데.
령: 변태예요.
(모두 사전을 찾기로 한다)
희정: (사전을 큰 목소리로 읽는다) 부담스럽다는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다!
아이들: 그럼 부담이 뭔지 찾아봐요.
희정: 부담은 ...
(아이들 더욱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갸웃한다)

'역사'시간은 이제 가야를 다루고 있고
김수로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을 맞는 건국설화를 통해
이미 그 시대에 인도와의 교역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도 했습니다.

계속되는 나무하기입니다.
큰 나무는 무겁고 땀도 더 나고, 나무 하나를 가져오면 그만큼 따뜻하고...
상범샘은 그 정직함이 좋아 쓰러지듯 자면서도 자꾸 산으로 가게 된다 합니다.
어린 녀석들은 한두 개 끌고는 딴전하다 부르면 달려오고
큰 놈들은 그 크기만큼 제 몫들을 해내지요.
하나하나 모여 한 차가 되고 학교로 와서 쌓이고 또 쌓입니다.

저녁을 먹고 고단함을 풀며 풍악을 울립니다.
가마솥방 일을 도우러 한 주를 머물기 위해 와 있는 김현덕엄마,
아들 도형이가 참 부러웠다지요.
"팔자도 좋지, 나도 저러고 살고 싶다."
그래요, 밥알들과도 같이 신명내며 놀거리가 있었음 했는데,
어디 판굿만한 게 또 있을 라구요.
같이 굿해야겠습니다, 내내 생각만 많았더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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