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의 장면

조회 수 890 추천 수 0 2004.02.10 12:57:00
눈물의 상봉

2주간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또 어떻게 엄마,아빠를 맞아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영동으로 출발을 했다.

용인 애들 막내 고모네 가 계시던 시어머님이
애들이 다니기로 한 학교가 보고싶다하셔서
고모네식구들과 황간에서 일단 만나 점심을 같이 먹고 학교로 출발을 했다.
학교로 가는 내내 마음이 왜그리 설레이던지...
이곳과 날씨가 비슷한 그곳에도 음지쪽으론 눈이 제법 쌓여있게 보인다.
하지만 마을길은 애들이 지난번 내린 눈을 말끔히 치운덕에 차가 다니기에 별 무리가 없었다.

드디어 학교도착
학교운동장은 완전히 눈밭이다.
차소리에 책방 창문너머로 누군가 빼꼼이 내다보는게 보인다.
누군하고 보니 나현이다.
이미 다른아이들은 선생님 인솔하에 영동역으로 출발을 한 뒤라
학교엔 구슬이 남매랑 우리 애들만 남아 있었다.
(선생님들이 서울역까지 아이들을 데려다 줌)

차를 세우고 교실로 향하는데 나현이가 쪼르르 달려오는게 보인다.
반가움이 커서인지 ...못 내 표현못한 그리움이 커서인지...
달려오는 얼굴엔 울먹이는 표정이 역력하다.
나 역시 그런 나현이 모습에 덩달아 그리움이 몰려와 둘이 얼싸안고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눈물닦아주며, (나 역시 눈물이 그렁그렁해 져서는) 할머니랑 막내고모한테도 인사하라 보낸다.
뒤에 오시던 할머니도 나현일 보시더니 나현일 안고 눈물을 짓으신다.
아직 어린 애들을 앞으로 어떻게 이 먼곳에 떼놓냐며 많이 속상해 하셨다.

아니 그런데 령이 녀석은 나올 생각도 않는다.
계자 마치기 며칠 전 엄마한테 쓴 편지 읽으며 펑펑 울었다는 녀석이 어찌 콧배기도 안보인다.
애를 찾으러 가마솥방(주방)으로 가니 그제사 쪼르르 쫓아 나오는데..
그냥 씩 웃기만 한다. 녀석 그래도 남자라고...
구슬이랑 피아노 치느라 차 소리를 못 들었다면서...

그동안 얼마나 잘 놀았는지 둘다 목이 다 쉬어버렸다.
계자 내내 노래를 너무 많이 불러서 그렀단다.
이번 애들은 노래를 그렇게 많이 불러 내내 노래부르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단다.

할머니가 오셨다는 소식에 옥샘(교장샘)도 서둘러 나오시고..
할머니와 고모내외는 그 사이 학교 이곳저곳 둘러보고..
근데 학교를 둘러보신 할머니 표정이 그리 밝지가 못하시다.
학교풍경이 이것저것 어설프보이는게 많으셨으리라..
짧은 시간 거기 머무시는 내내 많이 심란한 표정이셨으니.

고모네도 대안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그곳 샘들과의 대화로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그리고 애들 고모부가 미리 준비한 듯 작은 성의라며 하얀 봉투를 하나 꺼내놓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조그만 성의라도 꾸준히 후원을 하고 싶단다.
막내 고모내외가 유난히 해달남내를 귀여워했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런 마음 써줌에 어찌나 고마운지...

그동안 그곳에서 지낸 얘기들로 한창 얘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푸른누리라는 공동체에서 손님들이 오시고.
그러면서 우린 자연스레 그 얘기자리를 그네들에게 넘겨주고 길을 나섰다.

가는 차안은 아이들의 끊임없는 노래와 얘기들로 들썩였고
할머닌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애들 모습에서 심란하셨던 마음이 많이 풀리신 듯 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앞으로도 그 학교 계속 다니고 싶다는 얘기에 그나마 안심을 하신 듯 했다.
어마, 아빠 보고싶기는 해도 물꼬 학교도 꼭 다니고 싶단다.

집에 도착해 간단하게 해후의 파티를 하고 자려는데 끝이 없다.
검도 배운거 보여주랴, 새끼줄 꼰고 보여주랴, 앞치마 만든거 보여주랴..
이러다 밤 샐 것 같아 앞으로 시간이 많다며 서둘러 잠자리를 만들었다.
오랫만에 온가족이 한데 모여 잠자리에 들었다.
애들 둘다 곤했는지 금세 잠이 들어버린다.
그 애들을 큰뫼도 나도 잠든 아이들 얼굴을 이리 쓰담고 저리 쓰담고..
잠자다 뒤척이면서 쓰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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