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부터 정오까지 소나기 내리다.
사흘 비가 많다고 했는데, 오늘 소나기 두어 시간이 다였다.
밭의 푸성귀들을 돌보다.
호박과 오이와 고추와 가지들.
봄 냉해에 잘 살아남아.
오늘에서야 연어의 날 다녀가신 어른들과 통화.
이생진 선생님은 서울 댁에 도착하시자마자 문자부터 보내셨더랬네.
‘좋은 학교에 공부 많이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재미있었습니다.’
먼저들 소식 주셨는데 이제야.
차표 한 장 끊어주지 못했다. 또 뵐 거니까!
“고추장이나 보내줘.”
승엽샘은 무슨 장인이 담근 거냐며 물꼬 고추장을 맛나하셨지.
짬 봐서 보내드린다 하였네.
‘무식한 울 어머니’ 장을 담고 있는 딸에게 그러셨다,
고추장이며 된장이며 힘들게 하는 일들인데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나 나눠주라고.
누구라도 잘 먹으면 좋을.
맛나고 귀한 줄 안다면 고맙게 보낼.
출판사며 행사를 기억하고 축하하고 선물을 보내준 곳들도 인사.
자주 보는, 설혹 뜸했을지라도, 물꼬 식구들이야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도착 인사를 남기거나 그렇지 않거나
잘 살다 또 모이리.
적당한 무심함이 우리를 편안하게 하는 면이 있기도.
저 잘 사는 게 서로 돕는 것인 줄 우리 모두 잘 알지라!
내일과 모레 갰다가 다시 흙날 비 내린다는 예보.
마침 잠시 들어와 손보태기로 한 진주샘과 희중샘 있어
모레 잔디 심을 계획을 세웠다.
내일 잔디 들이고, 땅을 좀 쪼아놓으면
모레 느슨하게 작업들을 할 수 있을 테다.
아, 오늘 들린다던 스물넷 청년이 된 쌍둥이 현빈이는
민주지산 산오름 일정을 바꾸게 되었단다.
날씨가 험하다는 예보에 가족들이 반대해서 뜻을 접었다는.
십년이 넘어 되게 보지 못했다. 볼 날 오겠지.
물꼬는 여전히 이곳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