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시께 천둥만 요란했다.
어떻게든 살아지는 걸 자주 경험하며 산다.
물꼬에서 사는 일이 자주 신비롭고 신기하다.
논두렁 한 분의 연락이 왔다.
그간 통장을 잘 못 챙기고 있었다고.
자동이체 해놓고 계속 잘 들어가고 있겠거니 했다는.
논두렁 회비를 못 냈던 달들을 정산하고 새로 자동이체를 신청했다는.
‘아마도 저처럼 잊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듯하여
가끔은 “논두렁 회비 내고 있냐?”
서로에게 묻는 문화가 필요할꺼 같아요!!-혼자생각ㅋㅋ‘
큰 금액이 들어왔다. 무슨 빚을 갚는 것도 아니고...
고마운 마음을 잘 전하고 싶어 외려 인사를 못했다.
신기하기도 하지.
학교 임대료 공문이 올해는 좀 더디게 왔다.
다른 공간보다 혜택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수년 전 도교육감과 협상 테이블을 만들었던,
그리고 뜻이 잘 전달되고 방법이 찾아져 50% 감면을 받고 있었다)
여전히 금액이 크고 운영비 통장 잔고는 아슬아슬했다.
보태서 해결할 수 있게 딱 보태준 거다.
간간이 측백기념비 사진을 보내고 있다, 측백을 분양한 이들에게.
측백이 잘 자라고 있단 말이고, 고맙다는 말이고,
보러 오십사는 말이고, 앞으로도 잘 키우겠단 말이고,
아직도 궁리만 하고 있지만
그렇게 모인 값으로
열둘 들어가 좌선하는 토굴방 하나는 만들고 말리라 다짐이기도 한.
달골에 CCTV가 생기고 나니 우리가 비웠을 때, 안에 있다고도 드나드는 걸 잘 모르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된.
밤이면 녹화기를 통해 하루 드나듦을 확인.
오늘 웬 사람 셋이 불쑥 들어왔더란 말이지. 그것도 아침뜨락까지.
왜? 누구지?
아는 이들이었다.
약속을 하고 온 것도 아닌데 전화도 안 받는다고 화를 냈다지.
차가 있어도 사람이 없기도.
마침 산에 들어가 있던 시간.
뒤늦게 문자를 넣었다.
‘더운 날을 어이 건너시는지.
산에서 일정 하나 진행 중.
다녀가셨더군요.
부탁하옵건대 ‘꼭 연락부터’하시고 방문 바랍니다.
물꼬는 불쑥 찾아오는 방문객을 홀대하고 냉대하며 반기지 않습니다:)
부디 강건하시고, 좋은 날 뵙기로~
- 옥영경 절’
넘의 집을 갈 때는 넘의 사정을 헤아리는 예의를 있었으면!
오늘은 식구들과 바깥 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한 해 두어 차례도 안 되는 일인갑다.
가까운 이웃이 꼭 그러고 싶어 했다.
더운 날엔 불을 쓰지 않는 끼니가 있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였겠지, 때마다 하는 밥상 차림을 한 끼 그리 쉬어가라는.
이의 뿌리에 생긴 염증 때문에도, 염증 약으로 종일 앓던 속 때문에도 고마운 일이었다.
늘 살펴주는 이들이 두루 있는 물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