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6.달날. 비

조회 수 364 추천 수 0 2021.10.28 15:02:54


 

공사가 있을 이쪽 마당의 잔디를 패내

잔디가 비어있는 저쪽 마당으로 옮겨 심으려는데,

비만 내렸다.

우산을 쓰고까지 할 일은 아니었다.

 

영어원서 번역을 검토해달라는 의뢰를 받아두고 있었다.

인디언 톨텍의 유산에 관한 책이었다.

한 주 만에 보내자 했는데, 부담감이 있었던 모양이다.

판권을 사고파는 일에 적게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싶자.

읽어야 한다부담은 스럽고(표현이 참...) 시간은 흐르고 가끔 하기 싫어하기도 하는 가운데 날은 흐르고,

그러다 퍼뜩 정신 차리고 한 이틀 읽었다진땀을 좀 뺐고.

사실 그리 꼼꼼하게 읽지는 못했다, 내 영어가 짧아서도. 그야말로 훑은.

'책은 읽는 사람이 스스로 가려고 하지 않으면 어디에도 데려다 주지 않는다'

안노 미쓰마사의 책 한 구절을 생각했다.

내게는 퍽 흥미 있는 주제였으니까.

읽다 보니 속도가 붙더라.

듣고자 하니 더 잘 들렸다.(읽고자 하니 더 잘 읽혔다.)

사랑즉 남녀 둘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 관계 맺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은 우리의 두려움(불안)이 어디에서 오는가를 살피고

(알다시피 그건 내 안에서 오는 것.

그런데 머릿속에 만든 '부정'의 허상을 거짓인 줄 모르고 그것으로 자신을 가두는),

아이였을 때의 순수한 마음,

그러니까 어제에 대한 수치도 내일에 대한 걱정도 없이 지금에 있는,

바로 그 마음으로 자신 안의 완전한 사랑을 펼치라 했다.

결국 행복이란 우리 안에 이미 있고그것은 사랑의 결과라는.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자신의 본모습을 저버리지 말고

진정 자신의 삶을 즐기고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두려움이 아닌 사랑의 길을 간다면 언제나 현재 진행형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그야말로 자신에게 눈 떠라,였다.

자신의 욕구부터 봐라자신이 되라자신을 받아들이고다음은 배우자를 받아들이고...

()책은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게 한다.

용서도 결국 자신을 위한 것,

자신이 되고자신의 삶을 살고그렇게 지혜로워지면 삶이 쉬워진다는.

이 대목, ‘삶이 쉬워진다이거 정말 매력있다.

읽다보면 불교나 기독교에 닿는다.

영성이란 게 종교성과 닿아있기에 당연히 그렇겠지만.

 

당신의 쓰레기는 당신의 쓰레기이다라는 구절이 크게 남았다.

맥락상으로는

당신의 쓰레기를 치울 사람은 당신이지 당신의 배우자(타인이아니다,

배우자도 일부 쓰레기를 가지고 있다,

그가 그 쓰레기를 치우도록 그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라이렇게 이어지는 대목인데,

당신의 쓰레기는 당신의 쓰레기라는 바로 그 구절.

내 쓰레기를 타인이 치우게 하지 않겠다는 삶의 자세를 가지고 있고,

특히 내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더라도 남은 내 쓰레기를 다른 이들이 치우느라 힘들지 않게

한 번씩 내 삶의 쓰레기를 점검하기에.

다시 새기는 좋은 말이었다는!

톨텍 인디언의 지혜는 <네 가지 약속>(김영사에서 나왔던정도만 알았는데,

아! 다 읽고야 찾아보니

이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의 원서였다.

견주어보니 앞부분 세 꼭지 차례만 살짝 차례를 바꾸었더라.

나 역시 읽으면서 차례가 그리 되면 더 좋겠다 싶더니

역시 그 책 편집자도 같은 생각을 했던가 보다.

 

결론, 여전히 이 책은 공감을 끌어내고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데 도움이 되겠다.

아니보탬이 된다!

이런 책은 기본 수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요새도 그런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내는 데 저는 한 표!

꼭 사서 읽겠노라 전했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266 3월 12일 흙날 맑으나 바람 찬 날 옥영경 2005-03-13 1585
6265 98 계자 사흘째, 8월 18일 물날 비 옥영경 2004-08-20 1585
6264 4월 23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4-24 1584
6263 124 계자 나흗날, 2008. 1.1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2-18 1583
6262 9월 21일 불날 흐린 속 드나드는 볕 옥영경 2004-09-21 1583
6261 6월 29일, 낱말 정의 옥영경 2004-07-11 1583
6260 2005.10.22.흙날.맑음 / 감 깎다 옥영경 2005-10-24 1582
6259 5월 2일, 룡천역 폭발 사고를 놓고 옥영경 2004-05-07 1582
6258 111계자 사흘째, 2006.8.2.물날. 땀 줄줄, 기쁨도 그처럼 흐른다 옥영경 2006-08-04 1581
6257 5월 31일주, 들에서 옥영경 2004-06-04 1580
6256 2005.10.28.쇠날.꾸물꾸물 / 작은 일에만 분노한다? 옥영경 2005-11-01 1578
6255 6월 19일, 깊이 살펴보기 옥영경 2004-07-03 1578
6254 4월 12일 달날, 잔치 소문난 날 옥영경 2004-04-27 1576
6253 5월 17일, 물꼬 노래방에선 지금 옥영경 2004-05-26 1575
6252 7월 22일, 밤 낚시 옥영경 2004-07-28 1572
6251 6월 물꼬 들녘 옥영경 2004-07-11 1572
6250 2012. 1.26.나무날. 나흘째 언 세상, 흐리고 옥영경 2012-01-31 1571
6249 2007.12.10.달날. 흐리다 저녁 늦게 비 옥영경 2007-12-27 1571
6248 2007.11.19.달날. 맑음 옥영경 2007-12-01 1571
6247 5월, 부엌에서 옥영경 2004-06-04 157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