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달 아래였다.
멧골은 그 달로도 보름달 같았다.
낼 오전까지 해야지 싶지만 끝났다 치고
치목을 끝낸 기념으루다가 학교 마당에 모닥불을 피웠다.
집 덧붙이 공사 닷새째, 치목 나흘째.
민수샘과 호수샘이 점심께 면소재지를 나가 고기를 사왔다.
더하여 때는 바야흐로 버섯철이라!
송이버섯을 다 사왔다지. 고기를 먹지 않는 이에 대한 배려라고도 했다.
화덕 둘에 불에 피웠다.
한 화덕에서 피운 불에서 숯을 만들고
다음 화덕에서 그 숯불로 고기를 굽는.
치목을 하면서 나온 톱밥과 조각 나무들이 쓰였다.
곡주도 있었고, 노래도 있었다.
밤도 따라 익었다.
“그나저나 내일 치목 끝내고 달골 갈수는 있는겨?”
하루면, 늦어도 하루 반나절이면 할 수 있으리라던 치목이
무려 나흘하고도 반나절을 더 하게 됐으니!
십년 가까이 말린 기둥재가 어찌나 단단했던지. 비틀릴 염려는 없어 좋다만.
여느 날처럼 아침뜨락에 간 아침이었고,
감나무 아래 벽돌블럭 사이 쇠뜨기를 뽑았다.
그젯밤 쏘인 벌의 흔적으로 아직 손등이 단단했고,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하기로 한 날이라
전에 없이 약을 먹었는데도 가려움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러다 접종을 못하는 건 아닌지.
미리 전화를 넣어 물으니 병원에선 일단 와보라고 했다.
잠시 숨 돌리고 낮밥을 차린 뒤 여유 있게 다녀오려 저녁 밥상까지 준비해두고 나가다.
하지만, 접종은, 못했다.
아무래도 맞는 걸 미루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다.
이런! 이리 되면 이달 말에 있을 설악산 산오름 일정이 밀리는 건 아닌지 살짝 우려가.
있어보자.
커다란 오지그릇 하나 샀다. 뭐 큰 장독뚜껑이라 보면 되는.
우리 장독대엔 노는 뚜껑이 없어서.
아침뜨락 들머리의 느티나무동그라미 한가운데 있는 수반이 깨졌다.
민수샘이 트럭을 가지고 들어갈 땐 보았으나 나올 때 그만 놓쳐버린.
그전에 미리 치워두지 못한 내 잘못.
늘 보는 나도 그게 그곳에 있음을 놓칠 때가 있는 걸.
덕분에 조금 더 큰 걸 장만했다.
아무래도 작다 싶던 수반이었다.
덕분이었다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