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학교아저씨가,

달골은 하얀샘이 마른풀들을 기계로 밀고 있었다.

엊그제 들어온 나무뿌리 찻상을 닦았다.

안에 들이지 않기로 결정했고,

느티나무삼거리의 느티나무 아래 놓였다.

느티가 자라 가지 무성하고 잎 흐드러질 녘까지 온전하다

그 그늘의 좋은 쉼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틈이 많고 좁아 걸레질이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하루 에어컴프레셔를 들고 올라와 먼지 불어내고 오일스텐을 발라야 할세.

겨울 오기 전에 작업이 되려나...

 

밀린 기록장을 좀 채우다.

간단한 기록이야 놓치는 일이 드물지만

줄글로 정리하고 누리집에 올리는 일에는 더디다.

sns를 하지 않는 이유처럼

실시간으로 내 삶을 전하고 싶지도, 생중계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지도 않다지만

두어 주 간극이어도 충분할 것을 요새는 무려 두어 달 거리를 둔다. 지나치다.

알지, 더 밀리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고,

못 하겠다 하겠지. 그러다 놔 버릴 수도.

오늘은 흐린 오후라는 까닭으로 바깥일들 대신 책상 앞에 앉았네.

여러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리 성과가 많지는 않았네.

어떤 일을 해내는 데는 객관적인 필요시간이란 게 있지 않나.

밀려서 하면 좋은 질도 어려운.

심지어 목표치를 다 해내지도 못하는.

반성 좀 하는 저녁이었다.

 

그런데 이게 장점이 있기도 하다.

어제 일을 모르겠는 요즘이라. 그리 나이 들고 있었다.

그런데 최소 지난 두어 달의 시간을 꼭꼭 씹듯 살펴볼 수가 있는.

어찌나 까마득한지 가끔 놀라면서.

놓친 일도 하나씩 다시 챙기게도 되고.

이게 저것을 챙기고, 저게 이것을 메우고 가는 삶이라.

이이가 저를 기대고, 저가 또 다른 저이를 기대며,

저이가 나를 또한 기대고 가는 사람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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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 9월 6일 불날 저 멀리 태풍 지나가느라 예도 비 들고 옥영경 2005-09-15 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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