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7.해날.흐림 / 호젓한 하루
아이들이 비워준 학교는 호젓합니다.
희정샘은 공사인부들 밥을 하고
남자 어른들은 어제는 쌓아놓은 나무들을 화목보일러에 넣을 크기로 자르더니
오늘은 또 나무를 하러 우두령으로 가고
교무실에선 소식지며 미뤄두었던 일을 챙기고
어른들 틈을 헤집고 다니던 혼자 남은 류옥하다는
어느 때부터는 제 일로 바빠 코빼기도 안니다.
학교 지원을 받을 건으로 서류 하나를 채우고 앉았더랬는데
허구헌 날 마감일에 쫓기다 아이들이 학교를 비워준 덕에
오늘은 일찌감치 끝냈지요.
"이야, 이런 날이 다 있어요?"
서류를 건네받으며 상범샘이 그럽디다.
고즈넉한 학교는 평화롭기 더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