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14.달날. 비

조회 수 393 추천 수 0 2022.04.05 18:01:45


봄비가 봄바람도 데리고 왔다.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이른 새벽 눈으로 폴폴거렸다.

지상에 닿자마자 녹았지만.

오늘도 축축한 하늘.

 

논두렁 통장을 챙겨보았다.

아리샘이 몇 달 전 논두렁비를 더 보냈다.

혹시 오류이진 않을까, 자기도 모르고 있지는 않을까?

문자 넣었다. 답은 이랬다.

- 논두렁비는 더 들어왔을 땐 모른 척하시고 안 들어올 때만 연락하시면 됩니다:)

아리샘다웠다.

그는 물꼬의 가장 큰 논두렁이다. 긴 세월로도 그렇다.

계자가 끝나고 통화를 못했던 수진샘과도 문자 오가다.

물꼬의 학부모이고 논두렁이고 벗이기도 한 그이라.

봄이 와버렸다고,

그곳 엄마와 아이를 염려하는 만큼 안부를 묻지 못하고 사노라고,

아프지 말라고,

두 사람을 물꼬가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 전했다.

- 표현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느껴지고 이해되는 마음들이 있지요.

옥샘의 사랑은 늘 그러합니다.

더 자주 먼저 연락 못해서 죄송하다고,

그래도 제 마음 또한 옥쌤의 사랑을 닮았다 여기어 달라 해왔다.

- 몸을 닮은 이 모든 감사,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나 또한 그러하리.

우리 또 그리 푹해진 마음으로 얼마쯤의 시간들을 건너갈 테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926 2021. 3.16.불날. 도둑비 다녀간 아침 옥영경 2021-04-22 436
925 2021. 1. 8.쇠날. 맑음 옥영경 2021-01-19 436
924 2020.10. 2.쇠날. 도둑비 다녀간 옥영경 2020-11-15 436
923 2020. 9. 3.나무날. 마른 비의 아침 지나 갬 / 구조 되다? 옥영경 2020-09-21 436
922 2020. 4.17.쇠날. 천둥과 함께 소나기 옥영경 2020-07-06 435
921 2023. 7. 6.나무날. 맑음 / 트라우마가 미치는 영향이 남녀에게 다르다? 옥영경 2023-08-02 434
920 2020.12. 7.달날. 흐림, 절기 대설 옥영경 2021-01-09 434
919 2020. 8.17.달날. 맑음 옥영경 2020-08-30 434
918 2019.12. 3.불날. 흐림 / 해야 아는 것 옥영경 2020-01-13 434
917 2023. 7. 1.흙날. 갬 옥영경 2023-08-01 433
916 2023. 6.28.물날. 맑음 옥영경 2023-07-31 433
915 2021.11.30.불날. 비 내리다 오후 긋다 / 김장 이튿날 옥영경 2021-12-30 433
914 2021.10. 6.물날. 는개와 안개비 사이 / 설악·7 옥영경 2021-12-07 433
913 2022. 4.18.달날. 흐린 오후 옥영경 2022-05-16 432
912 그리고 2021.11. 1.달날. 흐리다 정오께 맑음 / 천천히 서둘러라; Festina Lente 옥영경 2021-12-15 432
911 2020.12.13.해날. 눈비 아닌 비눈 옥영경 2021-01-10 432
910 2023. 1.15.해날. 눈 옥영경 2023-01-18 431
909 2022. 5. 1.해날. 맑음 옥영경 2022-06-09 431
908 2022. 1.27.나무날. 맑음 / 전복 옥영경 2022-02-24 431
907 2021. 7. 4.해날. 새벽에 비 그치고 갠 옥영경 2021-07-30 43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