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아오니
살아야 할 또 하루가 시큰거린다
“나는 살아있다”라는 농담
수억 년 해묵은 농담
(최승자의 시집 <빈 배처럼 텅 비어>에서 ‘아침이 밝아오니’ 전문)
작은 수술 이후 통증이 길었고, 엎친 데 덮쳐 코로나도 앓았다.
검사를 위해서 병원을 드나들고, 병원을 옮겨보기도 했다.
이미 알고 있던 앓이를 빼고 크게 문제는 없었다.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쉬면서 몸의 회복을 돕기로 하던 얼마쯤이었다.
그래도 분명한 건 나아지고 있다는 거였다.
몸이 가라앉으니 마음도 세우기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오늘 마지막 검사 하나를 하고 왔고, 괜찮다고 했다.
쉬었다.
비로소 오늘에야 누리집에 2월 어른의 학교 기록을 올렸다.
힘을 내보자 한다!
최승자의 시들이 왔다.
그는 자주 아프지만 자주 회복했고, 그때마다 시집을 냈다.
얼마나 오랫동안
세상과 떨어져 살아왔나
‘보고 싶다’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깨달았다
(아으 비려라
이 날 것들의 生)
구름이 우르르 서쪽으로 몰려간다
(최승자의 ‘얼마나 오랫동안’ 전문)
나도 나의 글을, 나의 시를 쓰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