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7.불날. 비 오다가다

조회 수 351 추천 수 0 2022.07.06 23:48:18


해날부터 내린 비이니, 줄기차게 내린 건 아니었지만,

꽤 내렸다. 해가 아주 잠깐 얼굴 내민 시간이 없진 않았지만

내내 하늘은 꾸덕거렸고, 사이사이 비가 내렸다. 굵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아침뜨락에 들어간 아침, ...

언덕에서 흘러내린 물로든, 내리는 힘이 거세서 측백 잎들을 켜켜이 스미고 내리든,

곁에 땅을 적시며 서서히 넓혀져 젖어들든 모다 젖었을 법한데,

아이고 참, 촘촘한 측백 아래는 측백 그늘 그 모양대로 땅이 말짱한 거다,

젖은 곳과 젖지 않은 곳이, 측백 아래와 바깥이 금을 그어놓은 것처럼.

비의 힘이 그만만 했다.

갈라진 논바닥을 적시고 이을 만큼은 못 되지 싶은.

아직 조금 내린다. 내일도 소나기 지날 거라는 소식이 있기는 하다.

 

겨울을 그냥 지나는 법이 없다.

한다고 해도 어딘가 탈이 나고 만다.

창고동은 그 첫째 주자다. 결코 배신하는 법이 없다. 이리 성실할 수가!

봄이 오고도 창고동 수도를 연결하지 않았다.

그곳은 6월에야 쓰리라 마음먹고 아주 열지 않았다.

열 일이 있어도 바닥에 떨어진 벌레 시체들을 외면했다, 청소도 한 번에 하리라 하고.

그래도 행사 닥쳐서 열면 문제가 생겨 당황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기.

그게 한 주 전이었다. 역시나!

여자 샤워실 수전이 또 터져있었다.

남자쪽 화장실 세면대 호스 하나도 헐거워져 떨어져 있네. 탈이 난 게다.

겨울 오기 전 창고동으로 들어가는 물을 잠그고, 호스 안에 든 것들 다 빼고,

변기도 바닥까지 물을 다 빼주었다마다.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드렸는데...”

오늘 고치러 들어온 건진샘이 말해주기 전까지 새까맣게 잊은 게 있었다.

물을 뺀 그 모든 상황 뒤에 안전하기 위해 한 단계가 더 있었던 것.

창고동 겨울나기 물 관리 마지막 단계는,

스패너로 수전도 아예 분리, 그리고 잠금 부분을 드라이브로 죄 놓기.

잊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기록해둔 걸 잊지 않을 수 있을까...

늘 하는 일이 아니니 잊기 쉬운

기억하기, 한 번씩 되짚어보기!

 

품앗이 현택샘이 교단에서 첫해를 보내고 있다.

그야말로 황금 같은 방학을 쪼개 계자에 합류하겠노라는 글월이 왔다, 소연샘과 함께.

여름계자는 그렇게 바깥에서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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