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수확하다, 비 사이 사이로.
더는 미룰 수가 없었다.
이미 미룰 대로 미룬. 연어의 날에 집중하느라 한 주를 통째 밀어야 했던.
마늘은 텃밭가꾸기에서 그리 환영받는 작물은 아니라고들.
당연하겠지.
재배기간이 길고, 또 한해심기를 넘어 해를 넘겨야 하니 텃밭 활용에 불리하기에.
하지만 병충이 없어서도, 재배가 쉬워서도 할 만하다.
무엇보다 마늘은 활용도가 높으니까.
마늘종을 뽑고 나면 급격하게 마르는 줄기와 잎인데,
대략 꼬들꼬들 마르면 수확기.(50~70% 말랐을 때라고)
여느해라면 마늘종을 서너 차례 뽑아먹는데
올해는 겨우 한 차례, 그것도 소량이었네.
장마 오기 전 수확해야 하는데,
아니면 줄기가 썩거나 연해져 뽑기도 어렵고, 엮어 말리기도 어려우니.
우리 마늘 상황이 딱 이런.
우리가 때를 놓치는 일이 이리 흔하다.
마늘은 자라는 날이 기니 봄이 오면 풀도 함께 자란다.
3,4월엔 제법 풀을 잡다가
5월이 되면 풀의 달리기를 이길 재간이 없다.
수확기 이를 때면 어느 새 무성한 풀밭의 마늘이라.
마늘 캐기와 풀뽑기를 같이 하였네.
며칠 말릴 걸 생각해서 맑은 날을 잘 받아 수확하면 좋으련
날도 꼬물꼬물.
말릴 때는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채반이나 평상 같은.
안 그러면 마늘통이 벌어지더라.
우리는 빨래방(비닐하우스) 아래 자갈 위에 펼쳐 말리는 중.
공부거리가 하나 있었기
밤에 벼락치기.
일 종류가 많은 이곳이니
일끼리 모아 그렇게 한 호흡에 내리 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아니면 장소 중심으로 한 곳에 갔을 때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하기도.
어떻게든 사는 방법을 찾아내는 물꼬의 야전(野戰) 삶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