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풍 예보가 있었다. 온 곳 문이란 문은 다 걸어잠갔더랬다.

그러나 조용히 지나간 바람.

오늘은 비가 많다 했다.

충남 서울 들에서 물폭탄이었다는데 말짱한 대해리.

오늘도 멧골 날씨는 고마웠어라.

 

드디어 여름 계자 공지.

코로나19 이태동안 무거운 긴장감 속에도 멈추지 않고 진행했던 일정이었다,

대신 규모는 줄였던.

감염 없이 지나갔다. 운에 기댄 바 컸다.

, 드디어 편히 올리는 일정이었어라.

 

어제는 감자를 수확했다.

포실포실한 감자로 국을 끓였다. 감자조림도.

오늘은 감자들이 자라고 떠난 둑을 정리하다,

이제 가을 밭작물들이 자랄 수 있도록.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를 읽다.

또 살아남기? 사는 일이 참... 뭘 자꾸 살아남기를 해야 한다네.

, 정말 그냥 좀 살고 싶다.

개는 어떻게 인간에게로 왔나?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인간 종들 가운데 살아남고 심지어 이토록 번성할 수 있었나?

다른 사람 종에 견주어 특별히 뛰어나지도 않았다는데.

늑대를 사람이 가축화한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 사람에게로 와 개가 되었단다.

사람 역시 스스로 가축화된.

이 힘의 밑절미가 친화력(다정함)이었다고.

다정함이 진화에 유리한 전략이었다는.

그럼 계속 그렇게 다정해야지!

하지만 인류사는 얼마나 사나웠던가.

친화력 이면에 타 집단에 대한 공격과 적대감이 있었기 때문.

타인 혹은 타 집단을 비인간화하는 경향 때문이라는 거다.

그럼 대안은? 만나야 한다는 거다.

예컨대 나치의 유대인 학살 시기 그들을 구해낸 이들은 어떤 영웅이 아니라

그들 모두가 전쟁 전에 유대인 이웃이나 친구 혹은 직장 동료와 지낸 경험이 있었다고.

그것은 <공정하다는 착각-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에서 마이클 샌델이

능력주의를 놓고 서로 갈등할 때 제시한 만남이기도 했다;

(...) 다만 서로 다른 삶의 영역에서 온 시민들이 서로 공동의 공간과 공공장소에서 만날 것을 요구한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의 다른 의견에 관해 타협하며 우리의 다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공동선을 기르는 방법이다. (p.353)

또한 그것은 노리나 하츠가 <고립의 시대>에서 이 초연결시대의 고립을 헤쳐나가는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기도

마을 가게에서 만난 이웃과 잠시 근황을 나누고, 마을 바리스타에게서 커피를 받아들며 잘 지내냐 인사말을 교환하고

우리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네는 마을 세탁소 주인에게 미소 짓자는.

난민을 향한 증오에 가까운 감정도 우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들과 만나보기 못했기 때문 아니겠는지.

우리가 만나는 것만으로는 삶을 구하기에 충분치 않지만

만나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를 구할 수 없다!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려움 없이 서로를 만날 수 있고 무례하지 않게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으며 자신과 

하나도 닮지 않은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p.283)

 

오레오(*)와 나눈 우정과 사랑으로 나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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