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웠다. 11년 만의 9월 폭염이라지.

여느 달이라면 집중수행이 있는 셋째 주말.

이번 달에는 9월 첫 주에 당겨서 이미 한.


2시 속리산의 폐교된 법주분교에서 택견모임이 있었다.

지금은 속리산둘레길 센터(?)로 쓰이고 있는.

물꼬 역시 학교터를 폐교에서 쓰고 있어 공간을 유심히 보게 되더라.

소나무와 잣나무와 느티나무가 굵기도 굵었다.

보은 사람들 중심으로 모였으나

광주에서 서울에서(늦게 온다던 그이는 결국 오늘 참석을 못하였지만) 두루 온.

먼저 도착해 찻자리로 쓸 곳으로 느티나무 아래 평상을 발견하고

걸레질을 몇 차례 해두다.

 

굳이 모두가 다 모여서 시작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오는 대로 합류들을 하다.

태권도가 직선적인 동작이 중심이라면

택견은 부드러운 곡선의 몸놀림으로 자연스럽게 공격과 방어가 이루어진다.

손과 발을 자유롭게 써서 승부를 내는 맨손 무예.

우리 어릴 적 놀던 몸놀림이 다 들어있는 민속놀이라 할 수도.

택견의 기합 이크는 우리가 용을 쓸 때 나오는 자연스런 의성어.

소리가 일의 절반을 한다할 만치 요새 그 소리들을 관심 있게 보는 시기.

오래전 할머니가 일하실 때마다 내던 그 소리들을 새삼 다시 되짚어보는 근래였더랬네.

요즘은 운동들도 굳이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쉬 접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모여서 같이 해야 수월할.

보은취회의 달한이 안내를 했더랬다.

 

세 시간여 수련한 이들과 느티나무 품 안에 들었다.

저녁놀이 화사했고, 천천히 마당에 저녁이 내리고 있었다.

차를 달였네.

오늘은 물든 단풍과 푸른 단풍을 찻잔받침으로 썼다.

다식으로 견과류와 엊그제 들어온 기지떡을 냈다.

택견을 함께하지 않아도 응원 온 이들도 있었다.

이온 음료를 들고 오기도. 한 분은 고구마를 캐와 삶기도.

 

10월 모임(8일 한로)은 물꼬에서 하기로.

차보다는 이른 저녁밥을 내야겠다 생각함.

이런 시절(각자도생의 시절? 모임들이 잘 안 된다는?)을 지나는 한 방법은

좀은 느슨하나 주제는 있는 이런 모임들을 해나가는 것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차차 무언가를 도모할 수도.

그게 아니라도 각자 힘을 키울 수 있을.

 

명상토굴방으로 돔집을 궁리해오다,

보름여 동안 두어 곳과 견적도 받고 연락이 넘치다

결국 오늘의 결론은, 역시 내 손으로 해내야지로 좁혀가고 있는.

무슨 물건 값을 물어보고 번번이 뒤돌아 나오며 내 손으로 하고 말지 하듯.

아니! 무슨! 욕실과 부엌이 들어가는 구조도 아닌데

몇 천만 원이 아주 예사다. 집도 아닌데. 그저 둥그런 공간 하나인데.

자재값이 최소 1.5배는 뛰었다던가.

무슨 옵션은 그리 많은지.

적어도 기본에 최소한 공간을 쓸 수 있는 건 옵션이라 부르면 안 되지 않나.

기본 얼마라고 해놓고 사기 치는 사람들을 만난 기분.

다시 고민은 처음부터.

이 가을에는 어째도 마무리를 짓자 싶더니...

 

내일부터 나흘은 설악산행. 연중기획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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