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4.쇠날. 맑음

조회 수 347 추천 수 0 2022.11.28 23:32:20


올 가을 가장 춥다는 아침이었다.

바람이 제법 거셌다.

아침 산책, 제습을 데리고.

어제 숲에서 서너 차례 목줄을 풀고 묶기를 반복,

아침뜨락의 밥못 끝자락에선 한참 숲을 헤매고 돌아온 제습이었다.

어제 첫 시도가 있었고, 자신감이 붙었네. 

뭐 자신감이라기보다 풀어주어도 된다는 믿음이라고 할.

결국 돌아오더란 말이지.

오늘은 숲길에서 더 자주 풀었다.

게다 어제 풀지 않았던 곳, 갈래가 여럿인 곳에서도 목줄을 놓았네.

밥못 끝자락 만이어도 되었을 걸

방만했다. 아직 길이 덜들여진 그를 너무 믿어버렸네.

그만 멀리 가버리다.

기다려보았지만 소식 없었다.

그래보아야 마을이겠다, 학교이겠지.

들어와 밥을 먹었다. 나가면 있으려니, 있었던 지난 시간도 있으니,

하지만 없었다.

한참 뒤 아래 학교에서 전화가 들어왔다.

제습이가 왔더라지.

학교를 돌아보더니 마을로 나가 돌고 다시 학교로 왔더라나.

교문 앞에 가만 앉았더란다, 들어오지도 않고 나가지도 않고.

제 집에 갔는 것도 아니고...

주춤했겠지, 이미 떠나 제자리 아닌 줄 아니. 그래도 미련이 남고 남은?

달골 일 끝내고 내려갈 참에 학교아저씨가 제습을 데리고 올라오다.

한동안은 풀어주지 말아야 할 모양이다.

 

내년 봄 같이 작업할 선배랑 달골 현장 돌아보기;

교실 한 칸으로 쓰일 비닐하우스 놓을 위치, 목공실로 쓸 컨테이너, 창고동 내부.

선배가 기증하려고 실어온 목공 공구들도 내려놓고.

드릴만 해도 달랑 하나가 있어(다른 하나는 고장나버렸던)

달골에 작업이 있을 때면 학교에서 챙겨 올라왔다가 내려다 놓고는 했다.

이제 달골에서도 바로 쓸 수 있는.

선배가 작업용 도구들이 장착된 작업조끼도 벗어주었다.

줄자에서부터 펜치, 망치, , 수평계, , ... 다 꽂힌.

 

임시 목공실로 현재의 농기계 컨테이너가 쓰일 수 있을.

목공 작업도 해보다.

마침 사이집을 짓고 난 뒤 남았던 조각나무들이 있고,

그 중 책장을 짜고 남은 나무는 값으로도 높아 조각나무로만 쓰기 아까워라 했던.

스툴들을 만들자 하다.

선배가 준 이동용 작업대를 빼서 세우고 그 위로 나무로 선반용으로 걸치고,

연장선을 꺼내와 전기를 연결한다.

이런! 왜 전기가 안 들어오지? 살펴보니 연장선 본체에 꽂는 플러그가 망가졌네.

거참, 늘 하는 작업이 아니면 이런 일이 꼭 생기고는 한다.

플러그 부분을 잘라내고 3구 플러그를 연결.

이런! 선배가 가져온 원형톱 톱날이 문제이네.

새 것인데, 확인도 해서 가져온 것인데.

역시 가져온 직쏘는 또 나무톱날이 빠졌네.

면소재지 철물점까지 두 차례나 다녀오고.

스툴 하나 만들며 목재가 서로 힘을 어찌 받는지 확인해 보다.

멧골 저녁상을 물리고 선배가 떠났네.

내년 봄날의 작업을 기약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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