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90일수행 나흗날.
간밤 자정에 원고 넘기고
덧붙여진 자료도서며 인용문 정리며 확인.
‘닫는 글’이 아직 남은.
시간을 좀 들여 묵히고 가다듬기로.
출판사에서 덧붙어주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어 글을 더 만지기로 했던.
늦도록 잠을 잘만한 날이나 제습이 밥을 주는 일로 어림없지.
산책도 시켜야지.
그 때문에 혹은 그 덕에 아침이 너무 늦어지지 않는 날들이라니까.
아래 학교에서는 마늘을 심으려 밭을 패고,
위 달골에서는 창고동을 겨울90일수행 기간 동안 닫아걸기 위해 물을 빼다.
11월 15일이면 하는 일인데
따순 날들로 좀 미뤄진.
이 맘 때면 이미 스산한데 따순 한낮.
물을 완전히 뺀다고 해도 지난봄에는 여자 샤워실 쪽 수전이 터져 갈아야 했다.
이번에는 수전을 아예 해체해두다.
작업용 조끼를 입고 들어가니
주머니에 달린 도구들로 왔다 갔다 할 것 없이 한 번에 작업 완료.
변기 안 아래 남은 물까지 자바라로 빼고.
해마다 하는 일이라 이젠 손에 익어 가뿐하게.
커피상점과 공장을 하는 선배네서 온 택배 상자를 열다.
“그거 돌리고 있자면 힘들지!”
은식샘 다녀가실 적 물꼬의 커피 분쇄기를 답답하게 보시더니만
전기분쇄기를 보내온.
달골에서 쓰라고 드리퍼와 물주전자도.
보이 떡차와 커피 원두와
손보호 장갑이며 요긴할 작업용도구들도 몇 덧붙여져 왔다.
그런 지지로 또 풍성해지는 멧골 살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