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9.나무날. 마른 눈 펄펄

조회 수 351 추천 수 0 2023.01.08 01:52:40


볕도 났으나 그 사이로 마른 눈 펄펄 나리는 멧골.

아침에는 제습이와 달골을 산책하고,

오후에는 가습이랑 마을길을 걸었다.

 

마을 노인회 송년모임이 있었다.

밥은 못하고 설거지나 겨우 하겠다 전화 드리다.

어르신들이 해주신 밥 먹고 그릇을 부시고

따뜻도 한 경로당에서 부엌에 상 펴 일 좀.

등 뒤 거실에서는 어른들이 담소를 나누고,

가끔 한 사람씩 곁으로 와 말을 얹고,

창밖으로 굵은 눈이 날리고...

 

마을에서 묵은쌀을 가래떡으로 만들었다.

오래된 건데 닭모이나 주자던 것을

식초 넣고 빡빡 잘 씻으니 멀쩡하였다.

가래떡을 두루 나누었다.

물꼬도 오가는 이들 여러 날 잘 먹겠다.

 

다저녁에는 눈밭에 있었다.

청계에서 못다 만든 이글루가 있었는데,

계자 아이들이 와서 아쉬울라 더 쌓아보기로 한다.

새로 굴을 만들어도 좋으리.

운동장 눈을 모아 커다란 들통에 담아 엎었다.

한 통을 더 담아 올려보려니 쉽지 않다.

대야에 눈을 퍼서 쌓고 또 쌓아보았다.

눈집(이글루까지는 아니더라도)이 되었다.

조심조심 구멍을 팠다.

고양이라도 들어가 보라 하는.

이런 거라도 하나 있으면 이것 위에 도시도 건설할 아이들이라.

 

설 지나 경옥고를 만들어보려 한다.

복령 생지황 꿀 인삼을 섞어 사나흘 불 앞에서 내내 고아야.

벗이 한 대서 거기 손 보태서 같이.

압력밥솥에 보온으로 사흘 두기도 한다더만

장작불에 지펴서 해보기로.

설 지나 짬을 봐 준다.

 

올해 낸 책의 홍보 관련하여 출판사와 회의.

북토크나 강연을 대전권에서부터 하고 위로 올라가는 건 어떠냐 제안해왔다.

기존에 다녔던 몇 곳의 도서관을 중심으로.

달날 리스트를 만들어 보내기로.

대전권은 저자 쪽에서, 서울권은 출판사 편에서.

보도자료도 오다.

한 해 한 권씩 내겠다던 책, 네 해째 약속을 지켜냈다!

흥행력 있는 저자도 아닌데 앞으로도 줄을 선 계약이 몇.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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