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집 다락 창 아래 나무 턱에 흠뻑 고인 물은
흘러 바닥으로까지 왔다.
영하 20도의 밤.
눈도 없는 밤
멧돼지가 들어서는 산 속 밭을 지키던 진돗개도
마을로 내려갔다
대한 지나 이른 설이 들었다
날로 내려가던 기온이 영하 20도에 이른 밤
언 잎들이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볼을 부볐다
제가 싸놓은 똥 위에 다시 고라니가 다녀갔다
겨울에도 솟은 두더지집이 발에 걸렸다
밟혀도 눕지 않는 마른 풀이었다
여러 번의 겨울을 맞는 동안
추위가 추위를 깎아 덜 매웠다
잡힐 듯이 북두칠성이 내려와 있었다
유성이 떨어졌다
소원도 없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