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벼벨 거래요

조회 수 1000 추천 수 0 2005.10.08 01:16:00

날 밝으면 벼를 베자 하였는데,
비 멎는다 하기에 그리 날 받았는데,
자정이 넘어서도 웬 비가 이리 굵답니까.
작년엔 정신없는 가을걷이에 논은 콤바인에게 맡겼더랬는데,
이번 참엔 애고 어른이고 낫 들고 뎀벼들어 해보자고 벼르고 있었는데,
오던 가을이 흠뻑 젖고 젖어서 걸음이 더디고 또 더딘 오늘, 자고나면 개였기를 빕니다.

쇠날 밤늦도록 달골은 대낮같이 밝았더랍니다.
비 온다는 소식에 서둘러 철근을 넣자고들 바지런을 떨고 있었지요.
집이 꼴새가 되어가는 모양입디다, 현장소장님의 보고와 젊은 할아버지의 전달이 속보처럼 오지요.

어느 틈에 비 멎고 다시 청아한 가을 하늘이 드러날 것을 알고 있음을 고마워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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