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 있는 저희 학교는 불 때는 방이 많답니다.
애들 공부하는 방도 불을 때고,
애들 자는 집도 불을 때고,
저희 삼촌이랑, 가끔 손님이 오시면 머무는 집도 불을 때지요.
불을 때는 시간은 좋은 명상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 일도 많이 서툴러 작년 겨울에는
겨울이 찾아오고 눈도 펑펑 온 겨울에 나무 한답시고 눈 속을 헤치고 다녔지요.
올해는 꼭 미리 준비해야지, 다짐하면서
더위가 가시자 마자 동네방네 소문을 냈습니다.
나무 구합니다!
상촌 면사무소에 계신 산업계장님이 그 소리를 듣고
저희에게 언질을 주셨습니다.
어디 가면 나무 있다고...
와! 나무가 엄청 많더라구요.
몇날며칠을 갖다날랐지만 표도 나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땀 흘리고 딱 고만큼 정직하게 누리는 산골살림에서
나무 하나하나는 저희가 따뜻하게 겨울을 나게 합니다.
여기에 손, 발 보태주실 분을 기다립니다!
상쾨하게 땀 흘리는 시간이 될 겁니다.
2005.11.7.달날
자유학교 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