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961 추천 수 0 2003.04.14 21:32:00
4336. 4. 14. 달날

아이들이 반항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애들이 공간에도 저희들에게도 익숙해졌나 봅니다. 익숙해짐의 첫 반응! 학교 구석구석을 엄청 쑤시고 다닙니다. 그리고 말을 잘 안.듣.습.니.다. 휴--.
오늘은 좀 늦게 왔습니다. 바로 간식을 먹고, 둘러앉았습니다. 오늘부터 물꼬 공부 시작하기 전에 잠깐 둘러앉으려구요. 서로 하고 싶은 얘기, 필요한 얘기를 좀 하려구요. 전체적으로 모이는 시간이 없어 어떤 분위기와 흐름을 잡는 게 어려웠거든요.
근데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 앉아있는데, 정신 하나도 없습니다. 뒤돌아 앉아 음악책 펴놓고 노래하는 2학년 진수와 상연이, 곧 싸워도 옆에 앉아 투닥투닥 또 싸우는 3학년 대련이와 4학년 병윤이, 가끔 이들에게 끼어드는 분위기 파악 못하는 6학년 민근이. 그런 아이들에게 딴에는 샘들 거든다고 한마디씩 쏘아대는 그 외 모든 아이들...
애들 처음의 인상을 결코 믿어서는 안 됨을 너무나 잘 아는 우리들이지만, 애들의 변신은 정말 놀랍습니다.
상연이... 처음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조용조용 말하고, 짓는 망치에게 지나갈 때마다 다정하게 손 흔들며 친해지길 바라던 그 상연이... 이젠 뭐, 희정샘 말도 안 듣습니다. 처음부터 요주(?) 인물이라 주목하고 있던 대련이 말만 듣습니다. 대련이 뒤만 따라다닙니다.
진수... 큰 눈으로 불쌍한 표정 지으며, 꼬불꼬불 글씨로 수학(요즘은 초등학교도 산수가 아니라, 수학이라 하대요) 문제를 풀던 그 진수... 맨날 싸우고 울면서도 대련이만 따라 다닙니다. 대련이는 뭐 두말할 나위도 없고...^^;;
오늘은 가슴 철렁할 일도 있었습니다. 석현에 민근이를 데려다주고 다시 차가 학교로 들어오는데 물한리, 차유 아이들이 먼저 타려고 차를 따라오다가 서로 부딪쳐 무연이가 넘어져 발이 차 바퀴에 끼었습니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는데, 너무 놀랐습니다. 애들도 놀랐는지 서로 핑계를 대고... 다시 한번 차가 움직일 때는 가만 있어야한다고 아이들에게 잘 말해주고...
아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얘기를 건네야하는지 내내 생각합니다.

지난 주에 애들과 한데모임을 했지요. 베개와 이불을 가지고 노는 것에 대해서... 참 놀고 싶을거다. 근데 그 많은 이불들을 가지고 놀면 다시 빨아야되고 그러면 물도, 세제도 낭비고 그밖에 필요없이 쓰고 버리는 게 많겠다. 어떻하면 좋겠냐 했더니, 다른 놀이를 하고 놀자 그러대요. 물론 몇몇 베개싸움을 버리지 못하는 골수분자(?)들이 베개를 정해서 그것만 갖고 놀면 되지 않겠냐 하길래, 그럼 하고나서 너희들이 다시 빨아 놓겠냐 했더니 당장 다른 놀이 하겠다 하더라구요. 그러곤 다신 이불과 베개에 손 안되는 아이들입니다. 오, 놀라워라~~
근데 오늘 그 베개놀이를 잊지 못한 병윤이... 베게놀이 하면 안돼요? 그러자 다른 아이들이 다시 그때 했던 얘기들을 하나씩 다 풀어놓습니다. 어떻고 저떻고... 그러자 우리 병윤이,
"그럼 집에서 베개 갖고 오면 되지요?"

운지.

2003.04.14 00:00:00
*.155.246.137

나...나도 거기서 공부할래요

태정엄니

2003.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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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정이도 베게쌈 무지 그리워 하는데요, 베게하나 줘서 보낼까용~

운지.

2003.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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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크고 베겟잎 잘 안 빠지는 튼튼한 걸로 주셔용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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