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6. 7. 3. 나무날
휴, 정말 우울합니다. 요즘 6학년 기은이와 늘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말할 때마다 쏘아붙이고 안 이쁘게 말합니다. 표정에도 심술이 묻어 있습니다. 오늘만해도 오목하려는데 옆에서 무연이가 바둑알 좀 건드렸다고 냅다 소리를 지릅니다. 같이 하려던 희정샘이 그만 화가 나 오목이고 뭐고 돌아앉아 버렸지요. 왜 말을 그렇게 사납게 하냐고... 청소할 때도 안 하고 빙빙 돌고 있고... 무슨 일이 있나 봅니다.
주리 어머님이 주신 감자랑 해림이 어머님이 주신 오뎅이랑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고학년 애들은 풍물하러 강당에 갔습니다. 오늘은 달팽이집을 했는데, 애들 진짜 박자를 못 맞춥니다.^^ 걸으면서 발 맞추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보고 있으면 너무 웃깁니다. 기은이만 좀 되고 기현이나 무연이 민근이는 걸음마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허둥지둥...^^ 그래도 이젠 공부방에서 듣고 있으면 제법 가락이 맞습니다. '물꼬 풍물패' 만드는 것이 소원인 데, 잘 될까요....^^
저학년 애들은 오늘 온통 시를 읽었습니다. 비도 오고 해서요. 다른 아이들 쓴 시들 가지고 돌아가며 읽는데 느낌이 참 좋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직접 시를 써보자 했습니다.
비 오는 날 대해리는 참 장관입니다. 물안개가 산허리를 감싸고 돌아가는데 그 모습은 늘 봐도 멋있습니다. 아이들 태워주고 돌아오는 길에 해림이네 표고장에 들렀습니다. 차가 있어서 들어가봤지요. 편찮으시다던 아버님은 이제 많이 괜찮으신가 봅니다. 해림이 동생 네 살박이 민수도 많이 컸습니다. 따로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아버님, 어머님 일하실 때 늘 같이 있답니다. 우리 왔다고 또 한바구니 표고버섯을 따주십니다. 오늘 저녁은 버섯덮밭에 버섯찌개에 버섯회를 먹어야겠습니다. 부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