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944 추천 수 0 2003.07.04 20:15:00
4336. 7. 4. 쇠날

요즘 애들이 들어올 때마다 하는 일 하나,
교문 옆에 있는 우체통에서 신문이랑 우편물 가져오는 것,
"배달 왔습니다!" 주로 민근이와 기현이가 배달을 합니다.
은혜샘이 열심히 준비한 김치볶음밥과 미역냉채로 간식을 먹었습니다. 맵다 하는 데도 상연이는 네 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쇠날은 영어공부하는 날이라, 간식 먹고 나서 바로 고학년, 저학년 나눠서 영어를 했습니다. 이곳 아이들은 역시 말을 잘 못합니다. 예를 들어, 'father'도 알파벳으로 읽지 발음을 하지 못합니다. 들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짠하기도 하고... 테이프나 비디오를 보면서 연습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한데모임 하면서 오늘은 '개구리'란 노래를 배웠습니다. '개골개골 꽥 꽥'하는 후렴구가 너무 재밌습니다. 희정샘이 장구로 자진모리 장단도 넣어주며 정말로 개구리처럼 불렀네요.
고학년 애들은 그리기, 저학년은 과학입니다. 고학년 애들은 오늘 부채를 만듭니다. 민근이가 칼을 쓰고 있는데, 기은이가 그냥 홱 가져갔답니다. 근데 다른 아이도 아니고 민근입니다. 희정샘이 다시 민근이에게 주고, 기은이를 타일렀답니다. 민근이는 말썽도 많지만 애가 순합니다. 뭘 모르긴 하지만 착한 아이입니다. 그 민근이를 6학년 애들이 마구 대합니다.
요즘 6학년 애들 때문에 참 고민이 많습니다. 작은 애들은 가면 갈수록 예뻐지는데, 큰 애들, 6학년 애들은 미워집니다. 말도 참 밉게 말하구요. 그 나이 또래가 그러려니 생각도 하지만, 때때로 참 많이 화가 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꼬는 누구나 행복해야하고, 더불어 지낼 수 있어야 한다고 늘 말합니다. 그런 방법을 같이 찾아보자고 말합니다. 물꼬에 온다면 그 정도 마음의 준비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화 할 땐 만화 보고 안 할 땐 물꼬 오고 싶다한 현수나 진수, 병윤이에게 올 수 없다 했듯이 이런 마음가짐이 없다면 또한 물꼬에 올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일상으로 만나는 애들이라 계절학교와 많이 다릅니다. 많이 힘들구요.
저학년 애들은 오늘 풍선으로 여러 가지 정전기 실험을 했습니다. 자기 머리에 풍선을 문질러서 정전기를 일으키는데, 애들 정말 안됩니다. 손을 머리 위로 뻗어받자 별로 올라가지도 않는 것 같고 그 길이로 풍선을 잡고 머리에 문지르니 무슨 이고 있는 항아리를 문지르는 것 같습니다. 애들이 별로 팔 길이에 여유가 없습니다. 상연이는 자기 머리를 막 흔들고 있지 않나, 주리와 연지는 귀신머리가 되고, 새침한 해림이는 자기 머리에 절대 안 문지르고... 너무 웃겼습니다. 다 하고나서 애들이랑 풍선 배구도 했습니다. 가운데 상 하나 펴놓고 넘기기를 하는 데 이마에 땀이 줄줄 흐르도록 했습니다. 작은 풍선 하나 가지고도 참 재밌게 놀 수
있습니다.
차 타고 나가는데 앞에 승용차가 옵니다. 누가 비키나 그러다가 우리 물꼬차가 후진해서 옆길로 비켜주고 승용차가 지나가는데, 차에 관심많은 애들이 무슨 찬가 보니 '에쿠스'입니다.
"차 좋네요. 당연히 우리 차가 비켜줘야죠. 저봐요. 앞에 새도 달려있잖아요."
발끈한 제가요,
"얘들아 저 차가 아무리 좋아도 너희들을 집에 데려다 주진 않아. 너희들은 내가 데려다 준단 말이야."
"애들아 너희들 말에 상범샘이 발끈하셨나 보다."
재빠른 은혜샘의 한마디.
"저 차는 대개 좁구요, 우리 차는 대개 넓고 사람도 대개 많이 타요."
역시 우리 상연입니다.^^
"우리도 차 앞에 새 달고, 뒤에다가 에쿠스라고 붙여요."
한마디 더 붙이는 우리 기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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