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놈,
마음이야 이리 시작하고 싶지만,
이 노무 시키,
이리 시작하고픈 마음도 꿀떡같지만,
워낙에 사람이 점잖다보니
어디보자, 로 시작한다, 하하.
어디보자,
어이 지냈누, 뭐하고 있누...
오스트레일리아로 가기 직전 송별회 자리에서들 봤지.
아, 그래 선영이도 그날 봤구나.
그리운 당신, 으로 시작하던,
호기를 부리던 네 문자를 받은 건 언제쯤이던고...
어여 와라, 기다리고 있었지, 언제고 네가 올 테니까.
어머니 여전하신듯 하더구나.
단정한 글씨의 네 아버지 편지도 기억한다.
종성이의 눈도 생각나데.
그래, 그 승아가 다녀갔지.
어찌나 곱던지...
보자마자 서로 눈물 찔끔찔끔이었구나.
원년 멤버라고 허냐,
1994년 첫 여름 계절자유학교의 주역들 아니더냐.
쓰고 있으니 여덟번째 계절자유학교 백마강 품은 이야기도 생각날세,
니들이 새끼일꾼으로 왔던.
그 여름의 주역들이 지금 한창 대학들을 졸업하네.
교대 사대 애들이 적지 않더구나.
현아 메일도 얼마전 받았더란다.
진아, 은연, 성이, 그 집안 아이들을 내리 글쓰기모둠으로 만났댔지.
헌수는, 군대있더라.
외출했다가 피시방에서 2004년 달력을 보는데,
그 숫자에 대한 벅참으로 당장 홈페이지도 챙기고 편지도 보냈더구나.
'2004'년은 그렇게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던 숫자였던 거다!
종성이랑 다녀가라.
네가 전화를 해오는 게 빠르겠다.
나는 손전화가 없다만, 내가 쓰던 그 번호를 학교에서 공용으로 쓰고 있단다.
기다리마.
네가 그리워하는 그만큼 예서도 그리 그리웠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