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황간근처를 지나가다

조회 수 970 추천 수 0 2004.02.24 15:52:00
┃대구쪽에 갈일이 있어 경부고속도로를 지나갔습니다. 황간나들목을 눈여겨 보며 여기 어디쯤에서 들어가겠구나 하고 산야만 휘휘 둘러보며 가늠해 보았습니다. 저 산골짜기에 있나? 아님 이쪽 산 자락에 감춰있나 하고 짐작만....
┃마음속으론 많이 그렸지만 그리 쉬운길은 아니더이다. 그리 만만한 거리도 아니고.
┃마음속으로 고향같은 느낌을 간직했는데(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제 그마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드네요. 물꼬 가족들이 많아져서인지... 왠지 뒤에서 바라보기만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자주 들어와 날적이와 물꼬소식 읽고 갑니다. 정겹습니다.
┃상범샘! 얼굴도 모르는데 한번은 마주쳤을겁니다. 가회동에서 아주 잠깐.
┃옥샘! 우리아이들이 고3 고1이 되었습니다. 그땐 벌써 까마득한 옛날이 되었구요.대치동으로 공부하러 다니던때가 참 좋았습니다. 많이 바쁘시겠습니다. 신입생 받느라. 학교보내는 젊은 엄마 아빠들이 부럽군요. 건강하십쇼. 애쓰시는 상범샘과 다른 물꼬 가족들 모두 건강하십시오. 보람있는 하고싶은 일을 하는 그곳 식구들이 부럽습니다.


이야, 두석이가 고 3? 일곱살이던 보미가 고 2?
그러면 보미 만나기 전 해
응암동에서 대치동까지 그 먼 길을 오셔서 학부모 강좌를 들으셨으니
이제 꼬박 십년 만남이 되는 겁니까?

대구엔 무슨 일이셨을까,
저도 주말에 대구 있었습니다.
사월까진 주말마다 가지싶어요.
황간나들목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한 친구를 보내놓고
그곳을 지날 때마다 그만 까마득한 슬픔이 밀려들고는 했는데,
물꼬를 아는 많은 이들에게도 그 장소는
어떤 색깔로든 물꼬하고의 연결고리 하나겠구나 새삼스럽네요.

멀다 하셨습니까?
다녀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늘 처음이 아득한 법이지요.
서울역에서 기찻길로는 겨우 두시간 반이랍니다.
고속버스로도 딱 두 시간 반.
정작 서울 안에서가 멀지요,

문득 문득 이곳이 얼마나 깊은 골인가 화들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살면서는 잘 몰라요.
드나드는 이들때문이기도 하겠고
산골치고 마을이 커서도 그렇겠고
해발 400 이라지만 그 높이가 별 느껴지지 않아서도 그렇겠고.
그런데 읍내 나갔다 들어오는 길,
어느 순간 고개 한 번 들어 첩첩이 이어진 산들을 볼 때
아, 정말 깊네 싶습니다.

한 번 다녀가셔요.
두석이는 오라 소리 못하겠고,
하기야 부모도 같이 고 3이라고들 하니...
아, 철마다 내려보내주시는 짐들
잘 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얼마나 귀한 것들인지요.
엊그제 온 레고 한 상자에
하다는 정말 정말 엉덩이를 뗄 줄 모르고 지낸답니다.
늘 써주시는 마음,
고맙습니다.
제게 없는 언니고 제게 없던 선배인...

이 봄도
지천인 봄나물들처럼 넘치는 기쁨이소서.



박문남

2004.02.25 00:00:00
*.155.246.137

아끼면서 읽는 기분 아시나요? 옥샘 글 읽을때 마다 아껴 가며 읽고 또 읽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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