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6. 11. 5. 물날

애들이 일찍 들어왔습니다. 학교가 일찍 마쳤다네요. 근데 중간에 애들이 샜나 봅니다. 근데 그 까닭이 뻔합니다. 게임하러! 에이... 전 어릴 때 참 많은 까닭으로 중간에 샜는데...
그래서 왕진이, 형주, 영준이, 준성이가 안 왔고 해림이, 무연이도 안 왔습니다. 무연이는 보건소 간다네요.
그래서 오늘 온 선수는 상연이, 대원이, 두용이, 형민이, 민근이에다 정말 오랜만에 진아가 왔습니다. 친구 연주까지 같이. 연주는 강아지 갖고 싶어서 왔지요. 근데 이제 강아지 분양은 그만 하고, 까밀(깜1 : 깜둥이가 둘이었는데 깜2은 분양이 되었지요.), 저미(점2 : 희고 점박이 개가 둘이었는데 점1은 분양이 되었음), 잡식이(희지도 검지도 않다 해서) 세 마리는 학교에서 키우기로 했지요. 연주한테는 너무 미안하지만 다음 번에 꼭 제일 먼저 주기로 했습니다.

날이 너무나 좋습니다. 정말 교장선생님 말씀처럼 어데 분양해주고 싶을 만치.
애들하고 은행을 좀 주웠습니다. 은행잎보다 더 많이 깔려있는 은행들. 정말 너무 많습니다.
진아는 냄새 때문에 못 하겠다네요. 두용이는 열심히 줍습니다. 주우면서 어찌 그리 말이 많던지. 아줌마하고 앉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기 집에 농기계가 몇 개냐느니, 땅이 얼마냐느니, 뭘 심느냐느니.... 어머님이 사는 얘기, 일하는 얘기 잘 해주시는가 봅니다. 참 재밌게 은행을 주웠지요. 저기 소나무 까페에서 대원이랑 상연이가 놀고 있습니다. 슬쩍 옆에 가 앉았지요.
상범 : 야, 우리 은행 같이 줍고, 숨박꼭질 한판 하자.
대원 : 싫어요. 숨박꼭질 한판.
전 숨박꼭질이 재미없다고 말하는 걸로 알아들었지요. 그런데 이어지는 대원이의 말,
대원 : 숨박꼭질 열 판 해요.
그리고 또 이어지는 상연이의 말,
상연 : 아니요. 서른 판 해요.
상범 : 음... 그래!
대원, 상연 : 와!(은행 주우러 뛰어가며)
은행 줍고 나서 약속대로 숨박꼭질을 했지요. 처음 시시해하던 진아도 얼마나 열심히 뛰던지.... 화장실에 같이 숨었던 상연, 두용, 형민이는 밖에서 대원이가 아무리 문을 열려고 해도 꼭 잡고 안 열어 주구요, 혼자 머리띠 하고 있던 민근이는 그 머리띠 때문에 잡히구요... 한때 신나게 놀았습니다.

방에 들어와서 요가하고 명상을 합니다. 상연이는 요가에 재미가 붙었나 봅니다. 계속 잘하냐고 물어보고 봐달라 그러고... 명상도 참 잘합니다. 참 왜 제가 했냐면요, 교장선생님이랑 하다가 영동대도 가고, 영동에 볼 일도 보러 갔거던요.
간식으로 떡볶기를 먹고 애들이랑 실로 천을 짰습니다. 직물짜기! 베틀이 있으면야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간단하게 골판지에다 천을 짜 봤지요. 처음에 관심없던 남자 애들도 하나둘 들어와 신기해하며 실과 실 사이를 넘나들었습니다.

좀 일찍 마쳤지요. 민근이는 버스 타고 올라가려다가 차가 가 버려서, 마침 들어오셨던 교장샘이 태워주셨습니다. 차유에 상연이를 내리고 곧장 고개를 넘어 고자리로 갔습니다. 연주가 고자리에 살거던요. 가도 가도 고 자리! 라고 해서 붙은 마을 이름, 고자리. 역시 정말 멀더군요. 굽이굽이 돌아가는데, 고 자리고 고 자리같고... 연주를 내려놓고 궁촌으로 향했습니다.

진아

2003.11.08 00:00:00
*.155.246.137

강아지 새끼나면 저한테 얼른 전화 주세요.. 연주가 즉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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