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황간근처를 지나가다

조회 수 956 추천 수 0 2004.02.24 15:52:00
┃대구쪽에 갈일이 있어 경부고속도로를 지나갔습니다. 황간나들목을 눈여겨 보며 여기 어디쯤에서 들어가겠구나 하고 산야만 휘휘 둘러보며 가늠해 보았습니다. 저 산골짜기에 있나? 아님 이쪽 산 자락에 감춰있나 하고 짐작만....
┃마음속으론 많이 그렸지만 그리 쉬운길은 아니더이다. 그리 만만한 거리도 아니고.
┃마음속으로 고향같은 느낌을 간직했는데(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제 그마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드네요. 물꼬 가족들이 많아져서인지... 왠지 뒤에서 바라보기만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자주 들어와 날적이와 물꼬소식 읽고 갑니다. 정겹습니다.
┃상범샘! 얼굴도 모르는데 한번은 마주쳤을겁니다. 가회동에서 아주 잠깐.
┃옥샘! 우리아이들이 고3 고1이 되었습니다. 그땐 벌써 까마득한 옛날이 되었구요.대치동으로 공부하러 다니던때가 참 좋았습니다. 많이 바쁘시겠습니다. 신입생 받느라. 학교보내는 젊은 엄마 아빠들이 부럽군요. 건강하십쇼. 애쓰시는 상범샘과 다른 물꼬 가족들 모두 건강하십시오. 보람있는 하고싶은 일을 하는 그곳 식구들이 부럽습니다.


이야, 두석이가 고 3? 일곱살이던 보미가 고 2?
그러면 보미 만나기 전 해
응암동에서 대치동까지 그 먼 길을 오셔서 학부모 강좌를 들으셨으니
이제 꼬박 십년 만남이 되는 겁니까?

대구엔 무슨 일이셨을까,
저도 주말에 대구 있었습니다.
사월까진 주말마다 가지싶어요.
황간나들목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한 친구를 보내놓고
그곳을 지날 때마다 그만 까마득한 슬픔이 밀려들고는 했는데,
물꼬를 아는 많은 이들에게도 그 장소는
어떤 색깔로든 물꼬하고의 연결고리 하나겠구나 새삼스럽네요.

멀다 하셨습니까?
다녀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늘 처음이 아득한 법이지요.
서울역에서 기찻길로는 겨우 두시간 반이랍니다.
고속버스로도 딱 두 시간 반.
정작 서울 안에서가 멀지요,

문득 문득 이곳이 얼마나 깊은 골인가 화들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살면서는 잘 몰라요.
드나드는 이들때문이기도 하겠고
산골치고 마을이 커서도 그렇겠고
해발 400 이라지만 그 높이가 별 느껴지지 않아서도 그렇겠고.
그런데 읍내 나갔다 들어오는 길,
어느 순간 고개 한 번 들어 첩첩이 이어진 산들을 볼 때
아, 정말 깊네 싶습니다.

한 번 다녀가셔요.
두석이는 오라 소리 못하겠고,
하기야 부모도 같이 고 3이라고들 하니...
아, 철마다 내려보내주시는 짐들
잘 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얼마나 귀한 것들인지요.
엊그제 온 레고 한 상자에
하다는 정말 정말 엉덩이를 뗄 줄 모르고 지낸답니다.
늘 써주시는 마음,
고맙습니다.
제게 없는 언니고 제게 없던 선배인...

이 봄도
지천인 봄나물들처럼 넘치는 기쁨이소서.



박문남

2004.02.25 00:00:00
*.155.246.137

아끼면서 읽는 기분 아시나요? 옥샘 글 읽을때 마다 아껴 가며 읽고 또 읽고 하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53899
5684 ★푸른교육공동체 창립잔치가 있습니다 image 원지영 2002-11-14 925
5683 Re..잘니재세요 아이사랑 2002-12-03 925
5682 Re..알려드립니다. 자유학교 물꼬 2002-12-27 925
5681 쌤!(느끼함과 섹시함과 정렬 적인 카리쑤마로,) 운지 2002-12-30 925
5680 다시 눈천지가 된 영동 신상범 2003-01-23 925
5679 민우야, 운지야 꼭 봐라, 우하하 [7] 신상범 2003-04-18 925
5678 방과후공부 날적이 신상범 2003-06-10 925
5677 방과후공부 날적이 신상범 2003-06-24 925
5676 이런, 늦게 알립니다! [3] 신상범 2003-09-01 925
5675 어르신들께 [1] 옥영경 2003-09-04 925
5674 큰뫼의 농사 이야기 8 (감자 심으러 가세!) 나령빠 2004-03-29 925
5673 꽃잎편지 부스 준비 [1] 백경아 2004-04-17 925
5672 남겨진 그 많은.... [1] 도형빠 2004-04-23 925
5671 판소리 file 도형빠 2004-04-26 925
5670 데이트 신청 해목 2004-07-05 925
5669 늘 엿보기만하다가 ... 박순미 2004-08-13 925
5668 [답글] 오랜만입니다. 신상범 2004-08-26 925
5667 물꼬도 달았다! 위성인터넷! [4] 신상범 2004-09-05 925
5666 옥샘~~생일 축하드립니다~~~^^ [3] 해달뫼 2004-12-06 925
5665 매듭잔치 file [1] 도형빠 2004-12-27 925
XE Login

OpenID Login